G마켓 살리기 나선 정용진의 승부수…알리바바와 동맹 시너지는

입력 2024-12-2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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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 살리기 나선 정용진의 승부수…알리바바와 동맹 시너지는
G마켓 활로 뚫기·셀러들의 글로벌 진출 위한 전략적 선택 분석
일부선 중국 자본 의존 지적…추후 매각 포석 해석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신세계[004170]그룹이 알리바바그룹과 전격적으로 손을 맞잡은 것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가혹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읽힌다.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부쩍 성장한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고자 지난 2021년 G마켓을 인수했다.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로부터 지분 80.01%를 약 3조4천4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당한 거액을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G마켓 인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G마켓은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1천억원의 누적 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네이버가 치고 나오자 G마켓의 존재감은 점점 약화했다.
금리 인상기에 진입하면서 G마켓도 긴축 기조로 전환해 올해 상반기부터 고강도 비용 절감 작업에 들어간 데 이어 신세계 계열로 편입된 이래 처음으로 지난 9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이대로 가면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알리바바그룹과의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두고 정용진 그룹 회장이 G마켓을 살리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G마켓 혼자서는 점점 공고해지는 시장 구도를 뚫기가 어려운 만큼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파트너를 골라 공동 전선을 펴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지낸 정형권 대표를 G마켓의 새 수장으로 영입한 게 알리바바와의 전략적 동맹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세계그룹이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은 알리바바그룹의 넓은 해외 판매망이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200여개국의 판로를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이커머스 시장으로의 진출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전 세계 판매자 상품을 G마켓에 태워 상품군이 한층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 G마켓의 셀러(판매자)들은 알리바바의 판로를 통해 해외 고객을 상대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글로벌 진출을 통해 판매자의 거래 규모가 확대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게 되면 결국 상품과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전체 유통 시장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이커머스 사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쉽지 않은 전략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 플랫폼 상품이 G마켓에 유입될 경우 위해성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앞으로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채널 성격이 강한 알리익스프레스의 중국 상품이 안전기준에 미흡하다는 지적은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해주는 오픈마켓인 G마켓이 알리익스프레스와 직구 상품을 공유하면 역시 이러한 위해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신세계그룹이 G마켓의 생존 전략으로 중국 업체와의 '공생'을 택한 데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막강한 자금력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은 분기 매출만 40조원 안팎에 이르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손꼽힌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100% 현물 출자해 알리바바와 설립할 합작법인의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선 3년 내 합작법인을 상장하기로 하고 상장이 어려운 경우 알리바바 측이 신세계가 보유한 G마켓 지분을 인수한다는 내용이 계약 조건에 포함됐을 시나리오도 흘러나오고 있으나 신세계그룹 측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근거로 이번 합작은 신세계그룹이 G마켓을 매각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앞서 미국 이베이는 자사가 보유한 G마켓 지분 19.99%를 매각하기로 하고 신세계그룹에 지분 인수를 타진했으나 그룹 측은 이를 인수하지 않기로 하고 제삼자에 매각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G마켓 입장에서는 알리바바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꾀하겠지만 그 효과는 불투명하다"며 "합작법인 형태나 플랫폼 운영 방식 등에 비춰 종국적으로는 매각 수순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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