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제조에 日·독일 장비 사용"

입력 2024-12-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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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제조에 日·독일 장비 사용"
FT, 러 오레시니크 기업 채용공고·문건 등 분석 보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러시아의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 제조사로 지목된 기업들이 서방 진영의 첨단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오레시니크 개발업체로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산하 모스크바열기술연구소(MITT)와 소즈베즈디예를 지목했다.
FT가 이들 기업의 채용 공고를 추적한 결과, 두 곳 모두 독일과 일본 기업이 만든 금속가공 시스템에 익숙한 기술자를 모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방 제재에도 러시아가 여전히 외국 기술에 군수 제조를 의존한다는 뜻이다.
오레시니크 제조에 중요한 기술인 컴퓨터수치제어(CNC)에서 특히 외국 기술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MITT는 러시아에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개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올해 게시된 공고에서 "우리는 화낙(FANUC), 지멘스, 하이덴하인 시스템을 고수한다"고 언급했다. 소즈베즈디예 역시 이들 세 기업을 공고에서 언급했다.
화낙은 일본, 지멘스와 하이덴하인은 독일 기업으로 이들 모두 고정밀 CNC 기계 제어 시스템을 만든다.
오레시니크 제조에 관여한 또 다른 러시아 방산업체 티탄 바리카디가 올해 게시한 한 영상에서도 한 직원이 화낙 제어장치 앞에 선 모습이 촬영됐다.
올해 한 러시아 대형 박람회에서는 8개 중국 기업이 CNC 장치 모델 12개를 선보였는데, 우크라이나 경제안보협의회는 그중 11개가 일본·독일 기업의 제어장치와 들어맞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은 러시아에 CNC 제어장치나 기계류가 들어가는 것을 막고 싶어 한다.
수출 통제로 실제 이런 제품의 러시아 유입이 둔화하기는 했으나 FT가 러시아 관계 당국 문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서만 하이덴하인 부품을 포함해 관련 제품 최소 300만달러(약 44억3천만원) 상당이 러시아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하나는 하이덴하인이 지난해 생산한 것으로 등록된 신형 제어 기기 관련 제품으로, 중국을 거쳐 러시아 기업 발틱산업으로 운송됐다.
하이덴하인과 발틴산업은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지멘스는 "제재 준수에 대해 양보하지 않으며 우회의 어떤 징후라도 있으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낙은 티탄 바리카디의 영상에서 보이는 제품이 자사 제품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오래된 기종으로 보인다면서 "기술이나 장비가 러시아 기업으로 전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출 통제 절차 내에서 경계를 강화했다"고 답했다.
cheror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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