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한 남성의 제안에 따라 약물에 취한 그의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수십명의 피고인 중 최소 15명이 1심 유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BFM TV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항소한 피고인 가운데 핵심 인물인 피해자의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72)가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펠리코의 제안에 따라 6차례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3년 형을 받은 피고인 등이 항소에 나섰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재판에서 일부 피고인은 펠리코에게 책임을 돌리며 범행할 의도가 없었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피고인들이 항소함에 따라 2심 재판은 향후 1년 이내에 다시 열리게 됐다.
펠리코는 2011년 7월∼2020년 10월 아내 지젤 펠리코의 술잔에 몰래 진정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한 뒤 인터넷 채팅으로 모집한 남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펠리코의 제안에 응해 지젤을 성폭행한 남성 49명, 펠리코의 범행 수법을 모방해 자기 아내에게 약물을 먹이고 펠리코에게 성폭행하게 한 남성도 함께 기소됐다.
프랑스 남부 아비뇽에 있는 1심 법원은 이달 19일 펠리코에게 징역 20년을, 나머지 50명의 피고인에겐 각 징역 3년∼15년 형을 선고했다. 형량은 검찰의 구형량보다 다소 낮았다.
재판 전체 과정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하며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피해자 지젤 펠리코는 이후 성명에서 "나는 온 사회가 여기서 일어나는 논의의 증인이 돼 주기를 바랐다"며 "남녀가 똑같이 존중과 상호 이해 속에 살 수 있는 더 나은 미래를 찾을 우리의 역량을 신뢰한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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