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집중투표제, 최윤범 자리 연장용" vs 고려아연 "주주보호"(종합)

입력 2024-12-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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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집중투표제, 최윤범 자리 연장용" vs 고려아연 "주주보호"(종합)
MBK "이사회 정상화·거버넌스 개선 뒤 도입엔 찬성"
고려아연 "일반주주 권리 신장과 이익 확대에 크게 도움될 것"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송은경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010130]과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이하 MBK 연합)이 다음 달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을 앞두고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공방을 연일 주고받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소수 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선임 가능성을 높여 소수 주주 보호 방안으로 활용된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임시주총 안건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K 연합 측은 29일 고려아연의 이 같은 결정이 최윤범 회장의 자리 연장을 위한 목적이라고 꼬집었다.
MBK 연합 측은 다만 고려아연 이사회가 정상화되고 고려아연의 거버넌스(의사결정 시스템) 개선이 이뤄진 후 집중투표제 본연의 취지와 목적이 존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의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MBK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소수 주주 보호 방안으로 활용되는 집중투표제 그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에 최 회장 일가 측 유미개발에서 안건으로 올린 최 회장 자리보전용 집중투표제 도입은 집중투표제 본연의 취지와 목적을 몰각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 측이 자신들의 의결권을 본인이 추천한 이사들에게 집중적으로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MBK의 이사회 과반 확보를 저지하려고 한다는 게 MBK의 주장이다.
MBK는 "의결권 지분 격차가 많이 나는 최 회장 측이 현 이사진과 추가된 신규 이사진으로 과반을 유지하게 되면, 훼손된 고려아연 거버넌스 개혁에 시간이 지체되며 그 기간 주주 간 지배권 분쟁이 계속돼 고려아연은 물론, 주주들에게 그 피해가 온전히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K는 법조계 관계자를 인용해 "일반적인 상황에서 소수 주주 보호를 위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나 1, 2대 주주 간 지배권 분쟁 상황에서 2대 주주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는 명백한 의도로 도입되는 집중투표제는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MBK와 영풍의 유일한 목적은 이사회 장악과 이익 확보로, MBK와 영풍이 경영권을 행사할 경우 다른 주주들이 견제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집중투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MBK는 조 단위가 넘는 차입금과 높은 요구 수익률을 맞춰야 하는 유동성 공급자(LP) 자금을 쓴 탓에 고려아연의 이사회 장악과 이를 통한 고배당 의결 등이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K가 '고려아연 이사회가 정상화되고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면 집중투표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자신들이 이사회를 장악한 뒤 판단하겠다는 안하무인의 태도이자 말장난"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면 일반 주주들을 대변하는 이사를 선임할 기회가 대폭 늘어난다는 점에서 일반 주주들의 권리 신장과 이익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된다"며 "이 때문에 주주 보호 장치로 금융당국이 도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제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wise@yna.co.kr
norae@yna.co.kr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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