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행한 여객기 사고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체착륙은 랜딩기어가 작동이 되지 않을 때 비행기 몸체를 직접 활주로에 닿게 해 착륙하는 방식으로 '배꼽착륙'으로도 불린다.
동체와 활주로의 마찰로 속도를 줄여 정지하는 방법으로 동체 하부가 손상될 수밖에 없다.
마찰열에 의해 화재가 발생할 위험도 있어 공중에서 연료를 최대한 비워내야 한다.
2003∼2023년까지 호주 교통안전국(ATSB)에 접수된 데이터로만 보면 상업용 여객기의 동체착륙은 이 기간 78건이 시도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통계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항공 사고의 53%가 착륙 과정에서 발생했다.
최근에는 지난 5월 특송업체 페덱스가 운영하는 보잉 767 화물기가 튀르키예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랜딩기어 이상으로 동체착륙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조종사는 화물기 앞바퀴가 내려오지 않자 관제탑에 비상착륙 허가를 요청해 뒷바퀴만으로 동체착륙했으며, 조종사 2명은 모두 무사했다.
2022년 6월에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126명이 탄 여객기가 착륙 중 랜딩기어 손상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이로인해 화재가 발생해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2년 1월에는 국내에서 5세대 스텔스전투기 F-35A가 바퀴가 펴지지 않아 서산기지에 동체착륙한 일이 있었다.
당시 조종사는 무사했으며, 사고 조사에서 좌측 엔진 흡입구 쪽에 '조류 충돌'(Bird Strike)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류 충돌은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엔진 날개를 휘게 하는 등 고장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2019년에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서 우랄항공 소속 여객기가 새 떼와 충돌해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당시 사고로 탑승객 230여명 중 70여명이 부상했다.
2018년에는 이란에서 노후한 케슘에어 소속 여객기의 바퀴 한쪽이 내려오지 않아 동체착륙이 시도됐으며, 2016년에도 중동 에미레이츠항공 소속 여객기가 두바이 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착륙한 사례가 있었다.
2002년에는 한국 관광객 등 47명을 태운 필리핀 항공기가 랜딩기어 작동불능으로 마닐라 공항에 동체 착륙하기도 한 사례도 있었다. 세 사고 모두 승객과 승무원은 무사했다.
이날 발생한 사고 제보 영상을 보면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는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할 당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 바닥이 활주로에 그대로 닿은 채 약 10초간 직진했다.
질주하던 여객기는 그대로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끝단의 외벽을 들이받고 순식간에 거대한 화염에 휩싸였다.
동체 착륙을 하다가 공항 끝단의 외벽을 들이받으면서 사상자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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