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들에 선물준 갱단두목에 감사표한 멕시코 시장 '철퇴'

입력 2024-12-3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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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들에 선물준 갱단두목에 감사표한 멕시코 시장 '철퇴'
대통령 "범죄집단 옹호 웬 말" 성토…검찰, 갱단과의 내통 가능성 등 수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소도시 시장이 연말 아동들에게 선물을 챙겨준 악명 높은 카르텔 수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30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부 미초아칸주(州) 인구 1만1천명 규모 지방자치단체인 코알코만에서 아나벨 아빌라 카스트레혼 시장이 공개 행사 중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높은 마약 밀매 조직을 이끄는 신흥 마약왕 '엘멘초'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행사장에는 엘멘초(본명: 네메시오 오세게라) 이름과 함께 "그가 선물을 나눠준 것에 대해 동네 아이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도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됐다.
경찰관 출신인 엘멘초는 미국과 멕시코에서 '0순위' 일망타진 대상으로 삼는 마약 밀매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두목이다.
CJNG는 전 세계 곳곳에 마약을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조직으로, 현재 미국에서 수감 중인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이 이끌던 시날로아 카르텔과 더불어 멕시코 양대 마약 밀매 갱단으로 꼽힌다.
CJNG는 고성능 무기로 무장한 채 멕시코 곳곳을 피로 물들이는 조직으로도 악명 높다.
미국 정부도 엘멘초에 최대 1천500만 달러(220억원 상당) 현상금을 내걸고 뒤를 쫓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범죄집단을 옹호하는 건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성토한 뒤 "검찰에서 이미 갱단의 선물 공여, 공무원 연루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주민의 환심을 사기 위한 멕시코 갱단의 선물 공세는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2022년 성탄절을 앞두고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에서는 CJNG 갱단원이 반짝반짝한 조명과 산타클로스 장식으로 치장한 차량을 동원해 어린이에게 선물을 뿌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이었던 2020년엔 곳곳에서 카르텔이 빈곤층을 상대로 생필품을 배포하기도 했다.
분쟁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 분석에 따르면 갱단원들은 자신들의 신원을 수사당국에 제보하지 않는 등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취약계층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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