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실종 소년 넷 불에 타 주검으로 발견…軍개입 정황

입력 2025-01-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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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실종 소년 넷 불에 타 주검으로 발견…軍개입 정황
현지 검찰, 장병 16명 납치 등 혐의 수사 개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에콰도르 전역을 들썩이게 한 청소년 실종 사건에서 생환을 바라던 가족들의 바람과는 달리 10대 4명이 모두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에콰도르 검찰청은 31일(현지시간) 설명자료를 내 "최근 과야킬 타우라 지역에서 확인된 시신 4구 유전자 분석 결과 8일 실종된 10대 4명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납치 등 혐의 사건로 전환하고 범행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군 장병 16명을 상대로 수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시신은 불에 타 얼굴과 지문을 맨눈으로 확인하긴 어려운 상태였다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8일 에콰도르 최대 도시인 과야킬에서는 10대 청소년 4명이 축구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행방불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소문 결과 '장병들이 아이들을 데려갔다'는 정황을 확인했으나, 군에서는 애초 관련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그러나 추후 조사를 통해 장병 16명이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인정했다.
현지 폐쇄회로(CC)TV에는 군 순찰대가 피해 청소년 4명 중 2명을 픽업트럭 짐칸에 태우고 떠나는 모습이 담겼고,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장병들은 '아이들이 여성의 물건을 강탈했다'는 이유로 군 기지 인근까지 데려갔지만, 검찰은 아이들의 강도 혐의에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과야킬을 중심으로 정부와 군을 성토하는 시위를 촉발했다.
주민들은 빈민가에서 생활하는 흑인 아이들에 대해 군이 섣부른 억측으로 죽음에까지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에쿠아비사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전했다.
전 세계에서 현직 가운데 최연소 국가 지도자로 알려진 다니엘 노보아(37)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치안 강화 목적의 행정명령을 통해 장병들을 도심에 대거 배치하는 등 군을 중용해 왔다.
보궐선거 성격의 대선에서 당선된 노보아 대통령은 2월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 사건이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현지 매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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