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4년간 6천마리로 증가 전망…12년간 240명 사망"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태국에서 야생 코끼리 수가 늘면서 사람이나 밭 등을 공격해 인명·재산 피해가 늘어나자 태국 정부가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코끼리에 피임 주사를 맞히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카오솟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천연자원환경부는 이달부터 동부 접경 지역 삼림의 코끼리를 대상으로 피임 주사 접종을 시범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이 주사를 암컷 코끼리에 맞히면 호르몬 수치를 조절해 7년간 임신을 막게 된다. 정부는 이 조치가 효과를 보이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인간 활동 지역과 코끼리 서식지 사이에 완충 지대를 두는 방안도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차름차이 시온 태국 천연자원환경부 장관은 태국에 현재 최소 4천 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있고 출산율이 연 7∼8%여서 향후 4년간 최소 6천 마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야생 코끼리가 늘어나면 농작물을 파괴하고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문제가 악화할 수 있는 만큼 개체 수 조절을 통해 인간과 야생 동물이 공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차름차이 장관은 설명했다.
태국 정부에 따르면 태국에서 2012년 이후 야생 코끼리의 공격에 따른 사망자는 최소 240명, 부상자는 208명에 이른다.
최근에도 지난달 10일 태국 북부 로에이주 푸끄라등 국립공원에서 40대 태국 여성이 코끼리의 공격으로 숨졌다.
이 여성은 산책 코스를 따라 걷다가 먹이를 찾아 나선 코끼리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달 29일 밤에는 태국 중부 나콘랏차시마주 탑란 국립공원 근처에서 코끼리 무리가 과수원·밭을 습격해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당국은 사고 사흘 전 무인기(드론)로 약 80∼100마리에 이르는 야생 코끼리 무리를 국립공원 경계선 근처에서 발견했다. 공원에 있던 코끼리 무리가 먹을 것이 풍부한 인간 활동 지역을 침범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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