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엄호하는 이창용…경제 투톱 '비상 공조'

입력 2025-01-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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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엄호하는 이창용…경제 투톱 '비상 공조'
李, 신년사서 "崔 결정 불가피"…헌법재판관 임명 변호
사의 만류하고 '계엄 반대' 뒷얘기 전파도…수시로 소통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이 정국 혼란 속에 코너로 몰릴 때마다 '경제 투톱'의 한 축으로서 그를 적극적으로 엄호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 총재는 2일 신년사에서 "최 권한대행에 대해 여러 가지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 비판을 하는 분들은 최 권한대행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답도 같이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 3명 중 2명을 임명한 것을 두고 정치적 비판이 쏟아지자 경제 논리를 내세워 방어막을 펼친 것이다.
이 총재는 애초 원고에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썼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최 대행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직접 거론하는 등 그보다 수위를 높여서 발언했다.
시무식 직후 기자실을 방문해 "최 권한대행이 저렇게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은 이제 경제 운영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돼서 간다는 메시지"라고 거듭 설명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직무가 정지되기 전에도 최 권한대행과 함께 한 총리를 찾아 헌법재판관 임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가 최 권한대행을 변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소집된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이 사의를 표시하자 "경제 사령탑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극구 만류했다.
이어 일주일 뒤 한은을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게는 "(최 권한대행이) 계엄 선포 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결정에 반대하고 뛰쳐나왔다고 들었다"고 뒷얘기를 소개했다.
계엄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국무위원들의 책임론이 고개를 들던 시점에 최 권한대행 '나름의' 노력을 이 총재가 세간에 알린 모양새가 됐다.
이 총재는 경제 현안과 관련, 최 권한대행과 수시로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가 지난해 9월 한은 총재로서 처음으로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구조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등 그동안 다져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라는 게 주변 평가다.
현재 두 사람의 초점은 계엄 수사와 탄핵 정국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국면에서도 경제 프로세스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있다.
시장 불안 속에 더 활성화한 F4 회의는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틀거리로 활용된다.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제주항공[089590] 여객기 사고로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운 최 권한대행을 대신해 F4 회의를 직접 주재한 바 있다.
그는 당일 새벽 회의장으로 향하면서 'F4 회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나'라는 기자 질문에 "당연히 그래야죠. 당연히"라며 의지를 보였다.
이수형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이날 외신 인터뷰에서 "F4는 이 총재가 취임한 뒤로 매주 만나왔다"며 "당국자 간의 협업과 조정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현직 금통위원이 언론을 통해 공개 발언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이번 인터뷰도 이 총재의 독려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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