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자유국인데…미국 연방의원 87%가 그리스도교

입력 2025-01-0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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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자유국인데…미국 연방의원 87%가 그리스도교
퓨리서치센터 조사…인구 내 비율 보면 '과대대표'
의원 중 무교는 0.6% 그쳐 인구 따질 때 현격히 적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3일(현지시간) 개원하는 제119대 미국 연방의회의 의원 중 개신교·가톨릭·정교회·모르몬 등을 합한 그리스도교인의 비중이 87%, 유대교인의 비중이 6%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일 밝혔다.
센터는 사퇴로 결원이 되거나 될 예정인 경우를 제외하고 하원의원 433명과 상원의원 99명 등 연방의원 532명의 종교를 조사해 분석했다.
조사결과 다양한 교파를 통틀어 '그리스도교인'의 수가 461명(86.7%)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스도교를 세분해서 보면 개신교 295명(55.5%), 가톨릭 150명(28.2%), 모르몬 9명(1.7%), 정교회 6명(1.1%), 메시아 유대인(유대인이면서도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 교파) 1명(0.2%) 등이었다.
개신교 교파를 다시 세분해서 보면 침례교가 75명(14.1%)으로 가장 많았고, 감리교 26명(4.9%), 장로교 26명(4.9%), 성공회 22명(4.1%), 루터교 19명(3.6%) 등이 뒤를 이었다.
그리스도교 다음으로는 유대교인 의원이 32명(6.0%)으로 많았다.
미국 연방의원들 가운데 개신교·가톨릭·모르몬·유대교를 믿는다고 밝힌 이들의 비중은 미국 전체 성인 인구에서 이들 교파가 차지하는 비중보다 현격히 높았다.
이들 교파가 미국 의회에서 '과대대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성인 인구 중 이들 교파 교인의 비율은 개신교 40%, 가톨릭 20%, 모르몬 1%, 유대교 2% 수준이다.
연방의원들의 세부 교파로 보면 최근 수십년간 침례교인 수가 크게 늘었고, 감리교·장로교·성공회·루터교 등 과거에 미국 사회의 주류를 이뤘던 이른바 온건파 주류교단(mainline) 교인들의 비중이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그리스도교와 유대교를 제외한 의원들의 종교는 이슬람교 4명(0.8%), 힌두교 4명(0.8%), 불교 3명(0.6%), 유니테리언 유니버설리즘(그리스도교에서 파생된 다원주의 종교 교파) 3명 등이었다.
종교 성향에 대해 '인본주의'라고 답한 의원은 1명(0.2%), '무종교'라고 한 의원은 3명(0.6%)이었다.
'무종교'가 미국 전체 성인 중 차지하는 비중이 28%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의회에서는 '과소대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파별로 소속 정당을 따지면 모르몬, 개신교, 침례교는 공화당 쪽, 유대교, 가톨릭, 감리교는 민주당 쪽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공화당 의원 270명 중 '그리스도교인'이 265명(98.1%)으로 거의 모두를 차지했다.
그리스도교인이 아니라고 한 공화당 의원은 유대인 3명(1.1%), 무교 1명(0.4%), '모름/답변거부' 1명(0.4%) 등 5명에 불과했다.
공화당 의원 중 절대다수인 184명(68.1%)은 개신교인이었다. 다른 그리스도교 교파는 가톨릭 67명(24.8%), 모르몬 9명(3.3%), 정교회 4명(1.5%), 메시아 유대인 1명(0.4%)였다.
민주당 의원 262명 중 '그리스도교인'은 196명(74.8%)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고 유대인이 29명(11.1%)이었다. 가톨릭은 83명(31.7%), 정교회는 2명(0.8%)이었다.
민주당 의원 중 2명(0.8%)은 '무교'라고 답했고, 1명은 종교적 신념으로 '인본주의'를 꼽았다. '모름/답변거부'를 택한 민주당 의원은 20명(7.6%)이었다.
모르몬교 교인인 의원은 민주당에는 전무했고 모두 공화당 소속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불교·이슬람교·힌두교 교인은 공화당 의원 중에서는 전무했고, 민주당에만 각각 3명·4명·4명 있었다.
유니테리언 유니버설리즘 교인도 민주당에만 3명 있었고 공화당엔 없었다.
미국은 세계를 대표하는 종교 자유국 가운데 하나다.
미국 수정헌법 1조는 연방의회가 국교를 수립하거나 자유로운 신앙과 종교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는 것을 금지한다.
solat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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