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블랙박스 6일 미국 이송…로컬라이저 규정 정리해 설명"(종합)

입력 2025-01-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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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블랙박스 6일 미국 이송…로컬라이저 규정 정리해 설명"(종합)
"녹취록 작성, 속도감 있게 진행…조사 단계에서 내용 공개는 어려워"
둔덕 세운 경위에 "활주로 수평 맞추려 경제성과 사업성, 안전성 균형 찾아"


(세종=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을 조사하는 한미 합동조사팀에 사고기의 엔진 제작사인 미국 측 관계자가 추가 합류했다.
국토교통부는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진행한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이날 GE (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 1명이 합동조사팀에 추가됐다"고 밝혔다.
GE 에어로스페이스는 사고기인 B737-800에 탑재된 항공 엔진을 만든 미국·프랑스 합작회사 CFMI의 미국 측 업체다. 미국 보잉의 항공기에 장착된 엔진 조사는 GE 에어로스페이스가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류로 한미 합동조사팀 규모는 총 23명으로 늘었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항철위) 12명, 미국 연방항공청(FAA) 1명,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3명, 보잉 6명, GE 에어로스페이스 1명 등이다.
조사팀은 커넥터 분실로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어려워진 비행기록장치(FDR)는 오는 6일 비행편으로 NTSB 본부가 있는 미국 워싱턴에 보낼 예정이다. 항철위 측 조사관 2명이 동행한다.
국토부는 FDR이 미국에 넘겨지면 항공기 및 엔진 제작사 측에 유리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한국 조사관이 현지 조사에 참여하게 되니 특정 국가에 편향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조사팀은 전날 음성기록장치(CVR)에서 추출한 자료를 음성파일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마치고 현재 녹취록을 작성 중이다.
국토부는 "(녹취록) 작성 작업이 언제까지 끝날지 확답은 어렵지만 속도감 있게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녹취록이 완성된 뒤에는 FDR 분석 결과, 사고 현장 증거물 조사 결과 등과 종합해 사고 직전 순간을 재구성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조사 단계에서 분석 내용이 공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무안공항 활주로에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설치할 때 둔덕을 세운 이유에 대한 설명도 나왔다.
무안공항은 활주로를 중심으로 남북쪽 끝에 약 2%의 내리막 경사가 있어 수평을 맞추기 위해 로컬라이저를 둔덕 위에 설치했다는 것이다.
참사가 발생한 19활주로 끝에서 264m 떨어진 곳에 설치된 로컬라이저는 약 2m 높이의 둔덕에 고정돼 있었고, 반대 방향 활주로(01활주로) 끝에도 1m가 조금 넘는 높이 둔덕이 있었다가 활주로 연장공사로 철거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흙을 채워) 완전히 수평을 맞추면 이상적이지만, 그만큼 비용이 증가하니 경제성과 사업성, 안전성의 균형을 찾는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둔덕 내부에 단단한 콘크리트 기둥 형태의 구조물이 세워져 결과적으로 이번 참사의 규모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경위를 확인 중"이라며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콘크리트 둔덕'과 관련된 정보가 항공기 조종사들에 제공되는 항공고시보(노탐·NOTAM)와 항공정보간행물(AIP)에 포함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는 "로컬라이저가 종단 안전 구역 바깥에 있다고 판단해 안내 대상인 위험 요소에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로컬라이저의 설치 규정 준수 위반 논란에 대해 "부분부분 설명하다 보면 또 혼란을 줄 것 같아 국제 기준 등을 비롯한 규정을 집대성해 종합적으로 정리하려 한다"며 "대학 교수 등 전문가 의견을 계속 듣고 있고 이른 시일 안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토부의 '6차 공항건설 종합계획'에 따라 건설이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 등 8곳 공항의 로컬라이저 등 시설 건설 방안도 안전성을 고려해 재검토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을 끝으로 사고 당일부터 총 14차에 걸쳐 열어 온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을 정례 방식에서 수시로 전환한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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