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로 환심사기…트럼프, 당선 후 기업에서 3천억원 기부받아(종합)

입력 2025-01-0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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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로 환심사기…트럼프, 당선 후 기업에서 3천억원 기부받아(종합)
과거 비판·외면하다 돌변…아부·속죄·보험 등 다목적 포석
"정치베팅 왜 망설이냐"…규제철폐 기대에 돈 뿌리는 업계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임지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그의 환심을 사두기 위한 기업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들은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지난 두 달여간 트럼프 행정부의 취임식, 정책 운영, 대통령 도서관 건립 등을 위해 모금된 개인 및 기업 기부금이 2억달러(2천944억원)가 넘는다고 전했다.
이 중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지원 위원회에 모인 기부금은 1억5천만달러(2천200억원)로, 지난 2017년 트럼프 1기 취임식 당시의 1억700만달러(1천575억원)를 이미 넘어섰다고 이 소식통들은 전했다.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모금단체)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도 기부금이 집중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트럼프 취임식을 위해 거액을 기부한 기업 중에는 화이자, 아마존, 오픈AI, 메타 등 주요 빅테크와 복수의 암호화폐 업체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포드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 미국의약연구제조업협회(PhRMA) 등은 각 100만달러(14억7천만원)를 기부했으며, 골드만삭스와 제너럴모터스(GM),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AT&T, 스탠리 블랙 앤 데커 등도 기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등 빅테크 거물들도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100만달러를 기부했거나 기부를 약속한 상태다.
제약업체 화이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전 선거자금 모금책인 제프 밀러가 운영하는 대정부 로비업체 '밀러 스트래티지'를 통해서 기부를 약속했다.
밀러 스트래티지는 우버와 오픈AI의 로비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기부 행렬은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 의사당을 폭력적으로 점거한 사태 이후 여러 기업 수장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라고 NYT는 짚었다.
당시 수십 개 기업이 앞으로 정치적 기부를 재고하겠다고 선언했고 실제로 일부는 모든 기부를 중단했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기류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업이 거액의 기부를 통해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와 1·6 의회 폭동 사태 동안 트럼프 측과 거리를 뒀던 것에 대한 '속죄'를 구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의 모금을 담당한 로비스트 데이비드 타마시는 NYT에 기업들의 기부에 이러한 속죄의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기업들이 과거 이전의 트럼프 임기 동안 주로 방관자로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모든 수단을 써서 이번 임기를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워싱턴 DC의 유서 깊은 전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기업들)은 더 이상 정치적 베팅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동안 적극적인 구애를 펼쳐 온 암호화폐 업계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며 그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이전 정권이 도입한 암호화폐 규제 철폐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업계를 성장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가상화폐 리플 발행사는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로 트럼프 측에 500만달러(73억원)를 기부했으며,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기업인 로빈후드는 200만달러(29억원)를 기부하며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NYT는 다른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도 트럼프 당선인 측의 주요 기부 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 로비스트 타마시 등이 파트너로 있는 로비회사 '차트웰 스트래티지'도 트럼프 취임식을 위해 300만달러(44억원)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로비업체는 한국 현대차와 SK그룹의 미국 자회사를 포함해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을 대리한다고 NYT는 전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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