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멜로니-트럼프 깜짝회동 뒤 교착 벗어나 협상 진전"
(로마·서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서혜림 기자 =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주말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미국 방문 중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2조원대 계약이 논의됐다는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탈리아 총리실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에서 스페이스X 계약이 논의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단언컨대 이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4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을 깜짝 방문했다.
이튿날 블룸버그뉴스는 멜로니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회동 이후 그간 교착됐던 이탈리아 정부와 스페이스X의 계약이 진전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첫 집권 당시 자신을 미국의 사업을 위한 일종의 '최고 세일즈맨'으로 묘사하곤 했다"며 이를 위해 "상대방과 고위급 회의를 자주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총리실은 이에 대해 "스페이스X와 논의는 국가 기관과 기업 간 정기적인 논의의 일환"이라며 이탈리아 정부와 스페이스X 사이에 어떠한 계약이나 합의도 체결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블룸버그뉴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탈리아 당국이 정부가 사용하는 모든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를 최고 수준으로 암호화하고자 스페이스X와 15억 유로(약 2조 3천억 원) 규모 계약과 관련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번 계약에 지중해 일대의 군 통신 서비스 관련 사항과, 테러 및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 시 사용할 '다이렉트 투 셀'(Direct to Cell) 위성 서비스 출시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다이렉트 투 셀은 기존 기지국을 통하지 않고 저궤도 위성 통신과 휴대전화와 같은 단말기가 직접 통신하는 방식이다.
추진되는 계약의 기간은 5년으로,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이며 최종 타결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 이탈리아 정보기관과 국방부가 이미 승인 절차를 마무리한 상황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통해 세계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100여개 국가·지역의 400만 명이 스타링크를 이용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군사용 위성 서비스인 스타실드도 구축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기술 도약과 기민한 사업 전략, 머스크의 점점 커지는 정치적 영향력 덕분에 글로벌 위성 통신 시장을 정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changyong@yna.co.kr,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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