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AI에서 특화 AI로 진화…"효용성 입증 못하는 모델·서비스 도태"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세계 최대의 IT·가전 전시회 'CES 2025'는 거대언어모델(LLM)이 두각을 드러내며 불어온 인공지능(AI) 열풍이 구체적인 영역에서 수익 모델로 발전할지 판단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CES 2025는 산업 현장,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등 전문 영역에서 활용되는 '버티컬 AI'의 기술 역량과 사업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거대언어모델 등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AI 기본 모델을 특정 분야에서 활용하도록 맞춤형으로 고도화한 것이 버티컬 AI다.
LG전자[066570]가 올해 CES에서 발표한 인캐빈 센싱(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설루션은 가전과 AI홈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내부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버티컬 AI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설루션은 운전자의 시선과 표정 등을 기반으로 졸음 감지, 실시간 심박수 측정, 안전벨트 착용 인식 등을 통해 교통사고를 예방한다. AI가 주행 중 외국어 교통 표지판의 실시간 번역을 제공하는 기능도 갖췄다.
엔비디아의 AI 기반 로봇 플랫폼인 젯슨이나 건물 상태 진단 시스템을 개발한 이탈리아의 아그라티 등도 버티컬 AI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에서 나아가 종합 AI 설루션 기업으로 변신 중인 엔비디아의 젯슨 플랫폼은 로봇·드론·자율주행 차량·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AI 작업을 수행한다.
아그라티의 플랫폼은 AI가 외부에서 건물 구조를 파악하고 노후 정도와 위험 징후를 파악해 효과적으로 건물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AI가 특수 분야에서 활용되는 영역 중에 특히 주목받는 부분이 디지털 헬스케어인데 CES 2025에는 AI를 질병 예방과 치료, 건강한 신체 능력 유지에 활용한 사례가 다수 소개된다.
코로나19 진단 키트로 명성을 쌓인 미국 헬스케어 애보트는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한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실시간 건강 데이터 분석 플랫폼 '링고'에 버티컬 AI를 활용한다.
국내 기업 에이슬립의 '슬립보드'는 태블릿, 모바일 등 온디바이스 기기를 기반으로 수면 중 숨소리를 측정해 이용자 수면 상태를 진단, 관리하는 AI 모델을 선보인다.
이종민 SKT[017670] 미래 알앤디 랩장(부사장)은 CES 2025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 CES가 AI 기능이 가진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도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범용 AI 모델이 특화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효용을 가져오는 서비스로 발달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효용을 입증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하고 실적을 내면 크게 성장하게 될 텐데, 이 여부가 과감하고 냉정하게 평가받을 시기가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AI 모델 및 서비스 개발 방향이 범용 모델에서 특화 모델로 이동하면서 AI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 수요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대언어모델 등 범용 모델 개발에 엔비디아 H100 등 고성능 GPU가 막대하게 필요한 것에 비해 특화 모델은 이미 개발된 오픈소스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델 특화 과정에서는 GPU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추론용 AI 반도체가 쓰이기도 한다.
추론용 AI 칩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신경망처리장치(NPU)가 GPU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리벨리온, 딥엑스 등 추론용 AI 반도체 기업이 이번 CES 2025에 출격한다.
한편, 올해 CES에 참여하는 전시 기업 수는 4천300여개, 참가자 수는 15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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