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플루엔자 유행에 치료제 사재기…관영지 "무분별 투약 우려"

입력 2025-01-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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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플루엔자 유행에 치료제 사재기…관영지 "무분별 투약 우려"
동북 지역 등 전국서 환자 증가…치료제 가격 35% 넘게 올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에서 최근 몇 주 사이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빠르게 유행하면서 약 사재기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 매체가 7일 전했다.
관영 영문매체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달부터 인플루엔자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이달 초 발표한 데이터를 보면 지난달 넷째 주(12월 23∼29일) 독감 유사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직전 주에 비해 6.2% 늘었다.
인플루엔자 유행이 특히 심한 동북 지역 랴오닝성에서는 지난달 독감 환자 주간 평균 증가율이 123%를 넘어섰다.
당국은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가 전국 독감 양성 사례의 99% 이상을 차지한다며 "전반적인 수준은 지난 독감 유행기의 같은 시기에 관측된 것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번 발병하면 몇 주씩 증상이 이어지는 독감 우려로 치료제값이 뛰거나 투약 대상이 아닌 영유아에게 치료제를 주는 일도 생기고 있다.
'조플루자'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인플루엔자 치료제 발록사비르 마르복실 20㎎ 두 정 세트는 중국에서 그간 222위안(약 4만4천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일부 온라인 시장에서 300위안(약 6만원) 이상에 팔린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쑨보양 북경대학 인민병원 약사는 중국중앙TV(CCTV) 인터뷰에서 조플루자 수요 급증 상황과 관련해 "다른 일반 독감 치료제인 오셀타미비르(타미플루)에 비해 발록사비르 마르복실의 투여가 더 쉽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셀타미비르는 하루 두 정씩 닷새 연속 복용해야 하지만 조플루자는 독감을 앓는 동안 한 번만 먹으면 되는데, 이 때문에 일부 부모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조플루자는 성인과 5세 이상 어린이에게 사용하도록 승인된 약물이지만 가정에서는 이런 제한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쑨 약사는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이는 먼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하고, 전문 지도 아래서만 조플루자가 투약돼야 한다"며 "임산부나 수유 중인 여성 역시 항바이러스제를 쓰는 동안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왕취안 수도의과대학 부속 베이징아동병원 의사 역시 "부모는 약 성분뿐만 아니라 어린이의 연령과 체중에 따라 신중하게 해열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에서 조플루자를 공급하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는 "이번 독감 시즌에 조플루자 재고를 확보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충분한 독감 치료제 재고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차이나데일리는 덧붙였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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