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해 첫 교리교육에서 아동이 겪는 고통을 '재앙'이라고 규탄하며 아동을 착취하거나 학대하는 자는 하느님 앞에 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8일(현지시간)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아동의 고통을 주제로 교리교육을 하며 신자들에게 아동 노동 문제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아이들은 하느님의 마음속에 특권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들을 해치는 자는 누구든지 하느님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해외 사목 방문 중 아동 노동 문제를 자주 비판했다. 2023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를 찾아 외세와 광산 기업들이 민주콩고의 천연자원을 채굴하기 위해 아동을 착취하고 있다며 "자신의 탐욕이라는 독을 위해 대륙을 약탈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교황은 "굶주림, 재해, 질병,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아이가 죽어가고 있는지 생각해보자"면서 "우리는 미성년자들이 겪을 수 있는 어떠한 학대도 단호하게 예방하고 비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이후 성직자의 교회 내 아동 성추행 사실과 교회의 은폐 문제가 세계 곳곳에서 드러나며 가톨릭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자 아동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밝히며 2014년 교황청 산하 미성년자보호위원회를 설립해 적극적인 해결에 나섰다.
88세 고령인 교황은 이날 수요 일반알현에 모여든 신자들을 향해 설교하면서 숨이 찬 듯한 모습을 보였고 준비한 원고의 절반 정도를 건너뛰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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