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진 연합인포맥스 기자 = 달러-원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편 관세 부과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가 경제 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글로벌 달러가 빠르게 뛰어오른 영향이다.
9일(한국시간)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6.10원 상승한 1,45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장 주간 거래(9시~3시반) 종가 1,455.00원 대비로는 4.60원 높아졌다.
유럽 거래에서 1,450원 후반대에서 움직이던 달러-원은 뉴욕 거래가 본격화하기 전 트럼프 당선인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함으로써 새로운 관세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CNN의 보도가 전해지자 즉각 상승세로 반응했다.
달러-원은 한때 1,464.50원까지 올라 일중 고점을 찍었다.
1977년 제정된 IEEPA는 미국의 안보나 외교, 경제 등에 위협이 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에게 외국과의 무역 등 경제 활동을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한 소식통은 안보상의 이유로 관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엄격한 요건 없이도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IEEPA를 선호하고 있다고 CNN에 귀띔했다.
다른 소식통은 "어떤 것도 배제되지 않는다"면서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다고 인정했다.
달러-원은 이후 미국의 민간고용 데이터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고위 관계자의 금리 인하 지지 발언이 나오자 1,460원 근처로 물러섰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민간고용은 12만2천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14만6천명)에 비해 증가 폭이 둔화했고, 시장 예상치 14만명도 밑돌았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은 2024년 마지막 달에 더 완만한 성장 속도로 하향 이동했으며, 고용과 임금 상승이 모두 둔화했다"고 말했다.
연준 안에서 영향력 있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강연에서 경제가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나는 2025년 정책금리를 계속 인하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에 대해서는 "내가 예상하는 것처럼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상당하거나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적절한 통화정책에 대한 나의 견해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4.7330%까지 상승했다.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관세 우려에 109선을 살짝 넘어섰다. 달러인덱스는 CNN의 보도가 나오자 108 후반대에서 즉각 109선 위로 올라섰다.
오전 2시 54분께 달러-엔 환율은 158.434엔, 유로-달러 환율은 1.03020달러에 거래됐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7.3544위안에 움직였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18.35원을 나타냈고, 위안-원 환율은 197.97원에 거래됐다.
이날 전체로 달러-원 환율 장중 고점은 1,464.50원, 저점은 1,444.50원으로, 변동 폭은 20.00원을 기록했다.
야간 거래까지 총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8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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