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에도 강세 유지…"'얼마나 더 나빠지겠나' 인식"
美FOMC 의사록 공개에 금리인하 속도조절 부각…외인 수급 관심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국내 증시가 최근 4거래일간 5% 넘게 오르며 강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9일에도 상승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95포인트(1.16%) 오른 2,521.0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22.11포인트(5.09%)나 뛰어올랐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이 4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것은 작년 8월 16일 이후 5개월 만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의 집중 매수세에 힘입어 3.43% 오른 5만7천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LG전자 역시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1.40% 상승했다.
실적 둔화 등 악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있다는 인식 덕분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좋은 점 위주로 봐도 좋을 시기"라며 "핵심 투자 포인트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리더십 회복에는 시일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클리컬(경기민감성) 업종 주가 선행성 관점에서 접근할 만한 구간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코스닥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720선을 눈앞에 뒀다.
여러 악재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국내 증시 '바닥론'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간밤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6% 상승했으나 나스닥지수는 0.06% 내렸다.
개장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확대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뉴욕증시는 하락 출발했다.
미국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됐고 민간 고용,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 등 지표도 발표됐으나 재료가 혼재되며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작년 12월 FOMC 의사록에서 대부분 위원은 통화정책이 이미 상당히 완화했다며 점진적 금리인하가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나 금리 인하 신중론이 강조됐다.
12월 민간고용건수는 12만2천건 증가해 시장 예상치(13만9천건)를 하회, 노동시장 냉각을 시사했는데 이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20만1천건 감소와 다른 방향이어서 지표가 혼재됐다.
금일 국내 증시는 바닥 인식에 따른 저가 매수와 최근 급등으로 인한 차익실현이 혼재된 상태에서 방향성 탐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여기서 얼마나 더 나빠지겠나' 쪽으로 무게중심이 형성된 것 같다"며 "제대로 된 추세 반등 또는 강세장으로 가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좋아질까'로 바뀌어야 하는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듯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직도 0.88배인 만큼 지금의 반등을 너무 부담스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연준 의사록에서 확인된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기조도 증시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상승세를 주도해온 외국인의 수급이 지속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는 20년은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최근 급등해온 양자컴퓨터 관련 종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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