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줄하향…"미래 수익성 위한 빅배스"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작년 4분기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LG전자[066570]에 대해 신규사업 효과가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라는 증권업계 분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LG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무려 63.2%를 하회하는 어닝쇼크"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전날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22조7천775억원, 영업이익은 53.3% 감소한 1천461억원이었다.
박 연구원은 "연결 자회사인 LG이노텍[011070]의 부진도 있지만 가전, TV, 전장 등 본업의 실적악화가 더 두드러졌다"며 4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1천48억원으로 작년 동기 983억원보다 악화됐다고 추정했다.
박 연구원은 "실적 계절성을 완화시켜줄 것이라 예상했던 가전(H&A)의 B2B·구독가전과 홈엔터테인먼트(HE) 웹OS 등 신규 사업의 효과는 기대 이하였다"며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25% 내린 12만원으로 제시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B2C 부진 여파로 H&A 부문이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HE, 자동차부품(VS) 등 주요 사업이 부진했다"며 이들 부문은 신한투자증권이 추정한 영업이익을 각각 71%, 76%나 밑돌았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LG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종욱 삼성증권[016360]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기존 13만5천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했으나, LG전자의 이번 어닝쇼크를 "미래 수익성을 위한 빅 배스(big bath·부실자산을 한꺼번에 손실 처리하는 것)"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회사는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매출 감소를 감당한 것이 아니라 기대보다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써서 유통 재고를 소진시킨 셈"이라며 "미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큰 조직 개편을 실행했고 그 전에 비용 구조를 가볍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과 데이터 시대를 맞아 LG전자 주가는 신성장 동력의 성장을 점진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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