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예산 260억 삭감이 피해 키웠나…LA 시장 책임론 제기

입력 2025-01-09 15:43   수정 2025-01-0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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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예산 260억 삭감이 피해 키웠나…LA 시장 책임론 제기
산불 대응능력 저하 우려에도 강행…시장 "영향 없다" 반박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시 정부의 소방 예산 삭감이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의 보도에 따르면 캐런 배스 LA 시장은 지난해 말 소방국(LAFD) 예산 1천780만 달러(약 259억원) 삭감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삭감된 예산은 대부분 소방서 내 관리직 감축에 초점을 맞췄지만, 소방관의 훈련과 화재예방 활동을 위해 배정된 초과근무수당 예산 700만 달러(약 102억원)도 삭감됐다.
이에 소방국은 화재 대응 역량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지만 삭감이 강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틴 크롤리 소방국장은 지난달 4일 시 소방위원회에 보낸 의견서에서 "예산 삭감은 산불을 포함한 대규모 비상 상황을 준비·훈련하고, 반응할 능력을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초과근무수당이 미 연방항공청(FAA)이 요구하는 조종사 훈련 등에 사용된다며 "이 돈이 없어지면 조종사의 규정 준수와 준비 태세가 약해지고, 항공소방 능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스 시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유력지 LA타임스의 소유주인 중국계 억만장자 패트릭 순시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슬프게도 LA의 화재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시장은 소방국의 예산을 2천300만 달러 삭감했다"고 적었다.
그는 삭감액이 2천300만 달러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따로 밝히지는 않았다.
2022년 시장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부동산 재벌 릭 카루소는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LA의 상황을 제3세계 국가에 비유하며 "이번 일은 도시의 시스템적 문제를 보여준다. 관리만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인프라도 낡았다"고 주장했다.
카루소는 배스 시장이 존 드라마니 마하마 가나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출국해 여전히 LA에 돌아오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을 지낸 토미 비에터는 X에서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배스 시장은 소방 예산 삭감이 이번 산불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비록 현장에 있지는 않았지만 내내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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