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유럽관리들 인용 "종전방안 아직 결정 못 해" 보도
아프간 철군과 비교될라…취임 후 즉각 종전입장 철회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임 하루만에 끝내겠다고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에도 당분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 접촉해온 2명의 유럽 국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측이 아직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할 방안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달 20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몇 달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유럽 관리는 FT에 "트럼프 팀 전체가 힘과 강해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접근법도 (이런 기조에 따라) 재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에는 러시아라는 숙적을 그대로 둔 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섣불리 발을 뺐다가는 힘의 균형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곧바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게 되면 자칫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한 미군의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비교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측은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철수 결정과 급박한 철군 과정을 "재앙"이라고 비난해왔다.
대선 캠페인 때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온 트럼프는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적 종전 목표를 향후 6개월로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년 안에 전쟁을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있기를 바란다. 아니, 6개월 훨씬 전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지명된 키스 켈로그는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종전 시점을 100일로 제시하기도 했다.
켈로그 지명자는 우크라이나 평화협정 관련 질문에 "(협상 타결의) 목표를 100일로 정하고, 전쟁을 끝내고 대량 살육을 멈추도록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 정상들은 트럼프 측을 상대로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서 더 강력한 위치를 점하도록 하고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면 미국의 군사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지난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한 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빠질 거라고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평화 협상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은 해법으로 나아가고 있다. 난 그 해법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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