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CES 첫 참석
한국콜마 '카이옴', 아모레 'AI 피부 분석·케어 설루션' 선봬
에이피알도 부스 규모 두 배로 늘려…"글로벌 인지도 확보 수단"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K-뷰티 기업들이 지난 7∼10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잇달아 참가해 기술력을 뽐냈다.
업계는 K-뷰티가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이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 뷰티업계의 CES 참석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최대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서경배 회장이 올해 처음으로 CES를 찾아 부스를 둘러봤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삼성전자 퍼스트 룩 부스에서 삼성전자[005930]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뷰티 미러'와 협업한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설루션'을 선보였다.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설루션은 카메라 기반의 광학적 피부 진단과 디바이스를 활용한 접촉식 피부 진단 기술을 융합한 게 특징이다.
이 부스에서 아모레퍼시픽은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의 신제품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도 처음 선보였다.
메이크온은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를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설루션'을 탑재한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오는 3월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이 혁신상 수상 부스 외에 별도의 부스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음성 챗봇 기반 디지털 설루션 '워너-뷰티 AI'가 혁신상을 받으면서 2020년부터 6년 연속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기업 한국콜마[161890]는 올해 처음 CES에 참석해 부스를 운영했다.
한국콜마가 선보인 제품은 AI 초개인화 피부 케어 설루션 플랫폼인 '카이옴'이다.
카이옴은 AI 기반으로 사용자 피부의 미생물군유전체(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를 분석해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피부 관리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카이옴 이용방법은 어렵지 않다. 얼굴을 긁은 면봉을 약물에 넣어 피부 내 상재균 유무를 확인한 뒤, 펜 모양의 광학 디바이스로 이를 분석한다. 이후 앱을 통해 얼굴을 촬영해 피부 상태를 확인하면 AI가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종합 분석 결과를 내놓는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AI 발전으로 뷰티테크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초개인화 트렌드에 맞춰 개인 맞춤 진단 플랫폼인 카이옴을 개발했다"며 "카이옴의 시장성과 북미 현지 반응을 테스트하기 위한 차원에서 CES 첫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사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나 맞춤형 화장품 사업을 원하면 협업해 카이옴을 출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콜마는 CES 첫날인 지난 7일(현지 시각)에만 부스에 수백명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고 전했다.
참관객들은 간편하게 피부 상태를 체크할 수 있고 개개인의 진단 결과에 맞는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 좋은 평가를 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허용철 한국콜마 북미법인 사장과 김진모 한국콜마 융합기술연구소 소장도 CES 현장을 찾아 시장 반응을 점검했다.
에이피알[278470]은 올해 2년 연속 CES에 참가하며 부스 규모를 작년보다 두 배로 키웠다.
에이피알은 올해 부스에서 울트라 튠40.68, 하이포커스샷, 부스터프로 미니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K-뷰티의 영향으로 개막 초반부터 부스를 찾아온 방문객이 많았다"며 "이 중에는 다수의 바이어와 투자자가 포함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외에 한국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제조사 나노엔텍은 글로벌 뷰티기업 로레알과 공동 개발한 '셀 바이오프린트'를 공개했다. 이는 노화를 늦추는 방법에 대한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고 레티놀과 같은 특정 활성 성분이 개인 피부에 효과적인지에 대한 반응성을 예측해준다.
K-뷰티 기업들은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확인하기 위해 CES에 참여하고 있다.
장준기 대한화장품협회 전무는 "CES가 아무래도 최첨단 글로벌 전시회다 보니 수출 물량이 많은 K-뷰티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이 참석하는 것 같다"며 "CES 참석 자체로 최신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는 홍보 효과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CES에 참석하려면 부스를 꾸릴 만한 제품이 있어야 하고 예산도 필요해 과거에는 규모가 큰 전자 분야 대기업들만 참석했다"며 "이제 CES에 참석할 정도로 규모와 기술력을 갖춘 K-뷰티 기업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산업과 기술을 융합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CES에 참여하는 K-뷰티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화장품과 전자기기를 융합해 뷰티 디바이스(미용 기기)를 만들거나 AI가 가미된 뷰티 제품 출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된 만큼 뷰티기업의 CES 참가는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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