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더이상 한국 게임 안 하는 10대, 위험 신호인 이유

입력 2025-0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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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더이상 한국 게임 안 하는 10대, 위험 신호인 이유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산업의 잠재적인 주 소비층인 10대 게이머들이 모바일과 PC 양쪽에서 더 이상 한국 게임을 즐기지 않고 있다.
한국 게임시장의 전체 규모가 코로나19 이후로 하향세에 들어서면서 게임 IP(지식재산)도 이용자층과 함께 '늙어가고' 있다.


◇ 모바일게임 10대 이용순위 TOP 10 중 한국 게임은 '1개'
11일 모바일인덱스가 제공한 작년 12월 기준 연령대별 게임 앱 월간 활성 이용자(MAU) 데이터에 따르면 '10대 이하'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게임 앱 상위 10개 중 한국 게임 관련 앱은 3위를 차지한 '좀비고등학교' 하나에 불과했다.
10대 이하 게이머 중 이용자 수 1위는 슈퍼셀의 '브롤스타즈', 2위는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이 차지했고 4위는 라이엇게임즈의 '전략적 팀 전투', 5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 모장 스튜디오의 '마인크래프트'가 차지했다.
20대를 기준으로 봐도 한국산 모바일 게임은 10위를 차지한 '운빨존많겜' 외에 찾아보기 힘들다. 3위는 라이엇게임즈의 '전략적 팀 전투'가, 4위와 5위는 '피크민 블룸'과 '포켓몬 카드 게임'이 올랐다.
다만 PC 게임과 연동된 모바일 앱 사용은 20대에서 뚜렷했다. 넥슨의 PC 게임 모바일 인증 앱 '넥슨플레이'는 128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스마일게이트의 '스토브' 앱도 29만명으로 7위를 기록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관련 앱 '메이플핸즈+'도 9위로 나타났다.
한국산 게임은 10대∼20대가 자주 찾는 PC방에서도 점유율을 잃고 있다.

PC방 통계 사이트 게임트릭스가 집계한 지난달 게임별 점유율을 보면 6년 넘게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에 이어 최근에는 1인칭 슈팅게임(FPS) '발로란트'가 2위로 치고 올라왔다.
두 게임의 전체 시장 점유율 합계는 49%에 달한다. 10위권 내의 다른 한국 게임의 사용 시간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30%를 간신히 넘긴다.
넥슨의 축구 게임 'FC 온라인'이 여전히 상위권에 있고 젊은 층에서 영향력이 상당하지만, 이 역시 게임 IP 자체는 일렉트로닉 아츠(EA)가 보유한 'FC'에 의존하고 있다.
물론 PC방 순위는 게임별 업데이트와 이벤트 유무에 따라 요동치곤 한다.
하지만 이는 10대들이 게임을 접하는 주된 통로 중 하나인 PC방에서 한국 게임 IP의 영향력이 크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지표기도 하다.


◇ 어린이부터 기성세대까지 즐기는 '포켓몬'을 보면서
물론 "돈이 될까?"라는 질문을 잣대로 보면 20대·30대보다 구매력이 약한 10대 이하 게이머는 가장 돈이 안 되는 계층이다.
하지만 이들이 20대, 30대가 되어 취미생활에 쓸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람마다 성향 차이는 있지만, 게이머들은 10대 때 즐긴 콘텐츠와 유사한 경험을 성인이 되고 나서도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수혜를 보는 IP 중 하나가 닌텐도의 '포켓몬스터'다.
'포켓몬스터'는 여전히 10대 이하의 아동·청소년을 핵심 타깃으로 노리고 있지만, 관련 상품을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계층은 20대 이상의 성인층이다.
이들은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1990년대 말∼2000년대 초에 어린 시절을 보냈고, 기성세대가 되어서도 지갑을 여는 데 거부감이 없다.

'포켓몬 고' 같은 게임은 오프라인 행사에 가 보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열성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자주 보인다.
게임 기업 입장에서는 자체 게임 IP로 어린 게이머를 사로잡아 유지한다면 나중에 커다란 수확으로 돌아올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저연령층이 한국 게임을 외면하는 현상이 길어질수록 이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붙잡기도 쉽지 않을 테다.
국내 게임사 중에는 넥슨의 장수 온라인 게임들이 '포켓몬스터' 같은 IP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메이플스토리·던전앤파이터 같은 일부 히트작을 제외하면 소수의 충성 고객만 남아있다.
IP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비교적 최근에 시작됐고, 첫 작품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IP 확보는 2025년에 재도약을 노리는 한국 게임업계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juju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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