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이어 K-패션도 해외공략 강화…프리미엄·디자인으로 승부(종합)

입력 2025-01-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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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이어 K-패션도 해외공략 강화…프리미엄·디자인으로 승부(종합)
"브랜드 충성고객 확보해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해외로 뻗어나가는 K-뷰티를 뒤따라 패션업계도 올해 해외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의류기업들이 내수 침체와 이상기후 영향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잇따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K-뷰티가 초창기 가성비 제품으로 시장을 확보한 것과 달리 K-패션은 프리미엄(고급), 디자인 등을 앞세우고 있다. 중저가 제품의 경우 중국, 베트남 등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LF[093050]는 중국에 진출한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의 가격과 디자인, 소재의 질 등을 한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해 고급 이미지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헤지스의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합산 매출은 전년보다 15% 증가했다. 중국 매출은 2023년에는 30%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LF는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도 베트남 하노이 상류층의 랜드마크인 장띠엔 백화점에 입점시키는 등 고급 브랜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던스트는 패션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길거리 광고를 하는 등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쌓고 있다.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의 브랜드 준지 역시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 럭셔리 백화점인 릴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었고, 영국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팝업을 진행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중국, 베트남 등 경쟁국의 저가 제품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며 "중국 시장은 경기가 안 좋지만, 한국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있고 베트남 역시 소득수준이 올라오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전략에 더해 디자인 역시 한국 패션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요소다.
한섬[020000]은 2019년부터 패션업계의 혹독한 평가대로 불리는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 꾸준히 참석하며 기반을 다진 끝에 지난해 6월 파리에 자사 브랜드 시스템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2개 층을 사용하는 470㎡(약 142평) 규모 매장으로 지난해 연간 목표 매출액의 130%를 달성했고, 전년 대비 도매 계약업체 수도 20% 이상 늘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인 마땡킴은 지난해 10월 홍콩에 첫 매장을 냈다. 마땡킴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끈 브랜드로 성수동 매장은 방문객의 80%가 외국인일 정도로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마땡킴은 5년 이내에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27개의 글로벌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남성복 디자이너 우영미가 2002년 파리에서 론칭한 브랜드 '우영미'는 2023년 에르메스, 샤넬 등의 매장이 자리 잡은 파리 명품 거리인 생토노레에 한국 브랜드 처음으로 단독 매장을 내는 등 유럽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주요 패션·의류기업들이 이처럼 해외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지난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을 보면 의류·신발 지출은 11만4천원으로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로 역대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패션업계의 한 해 실적을 좌우하는 4분기에는 이상 기온으로 패딩, 코트와 같은 단가가 높은 겨울철 의류 판매가 부진해 실적 반등을 노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내수경기 침체로 패션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션은 화장품과 달리 충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브랜드들도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기보다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나 디자인을 좋아하는 확실한 고객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e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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