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미얀마 내 범죄조직에 외국인 6천여명 억류"

입력 2025-01-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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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미얀마 내 범죄조직에 외국인 6천여명 억류"
취업사기·인신매매 피해…中배우 납치 유사 사례 속출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중국 배우가 태국에서 납치됐다가 미얀마에서 구출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외국인 6천여명이 인신매매 등으로 미얀마에 억류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태국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인권단체 '인신매매 피해자 지원을 위한 시민사회연대'(이하 시민사회연대)는 미얀마에 있는 범죄 조직에 중국인 약 3천900명을 비롯해 21개국 출신 6천여명이 잡혀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피해자들이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당하고 있으며, 가족들은 거액의 몸값을 요구받는다고 덧붙였다.
시민사회연대는 전날 필리핀, 라오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9개국 대표와 함께 태국 국가인권위원회(NHRC)에 공개서한을 보내 미얀마 인신매매 피해자 구출을 위한 긴급 개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많은 피해자가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거짓 약속에 속아 태국으로 유인된 뒤 인신매매로 미얀마에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얀마에서는 온라인 사기 범죄 등을 저지르는 조직에 감금돼 고문당하거나 강제로 범죄에 가담해야 한다는 증언이 나온다.
한 라오스 출신 피해자는 시민사회연대에 "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구타와 전기 고문을 당한다"며 "이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3개월 만에 탈출했다는 방글라데시 출신 피해자는 "중국인 조직원들은 우리가 죽든 살든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대부분 물만 먹고 살아남는 비인간적 환경에서 매일 17∼18시간씩 일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전했다.
시민사회연대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대인 북서부 딱주 매솟이 미얀마에 근거지를 둔 범죄 조직으로 피해자를 보내는 경유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태국에서 납치됐다가 사흘 만에 구출된 중국 배우 왕싱도 매솟을 거쳐 미얀마 미야와디로 끌려갔다.
당시 왕싱은 드라마 캐스팅 건으로 속아 태국에 입국했으며, 중국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고 진술했다.
왕싱 납치 사건 이후 중국 20대 모델 양쩌치도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유사한 피해 의심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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