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여성교육운동가 "탈레반 정부를 합법화하지 말라"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여성 교육을 제한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 정부가 무슬림 여성교육에 관한 국제회의 초청을 거부했다고 AF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의를 주최한 파키스탄 정부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틀 일정으로 전날 개막한 국제회의에 참석해달라는 초청장을 사전에 보냈지만 아프간 탈레반 정부는 아무런 대표도 회의에 보내지 않았다고 전날 밝혔다.
아프간 탈레반 측은 이와 관련,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 철수 후 재집권한 뒤 이슬람 율법(샤리아) 적용을 명분으로 여학생의 중학교 진학을 금지하는 등 여성 인권을 침해하는 조치를 했다.
이번 국제회의에는 무슬림 국가나 친무슬림 국가 44개국의 대사나 장관 등 150여명뿐만 아니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등 국제기구 대표들도 참가했다.
특히 파키스탄 출신 여성교육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27)도 함께했다. 유사프자이는 10대 학생이던 2012년 파키스탄 북서부에서 여성교육 운동을 벌이다가 무장단체 파키스탄 탈레반(TTP) 측 총격을 받았다.
유사프자이는 회의 이틀째인 이날 "그들(아프간 탈레반 정부)을 합법화하지 말라"면서 회의 참가자들을 향해 무슬림 지도자로서 탈레반 정부의 여성 교육 제한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간단히 말해 탈레반은 여성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범죄를 문화적, 종교적 정당화로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의에 참석한 비정부기구 무슬림세계연맹(MWL)의 무함마드 알이사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슬람은 여성 교육을 허용한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그는 이번 회의 결과가 아프간 탈레반 정부의 여성 교육정책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 회의가 특정 공동체나 국가에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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