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포기 시한 2→6월로 연기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불허한 것과 관련해 13일 양국 경제계에서 강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려를 불식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미국, 일본, 필리핀 3개국 온라인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고 회의 뒤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는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일본 산업계에서 미일 간 투자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응을 미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대해 "국가 안보와 매우 중요한 공급망에 위험을 초래한다"며 30일 이내(2월 2일)에 인수 계획을 포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두 회사에 명령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에 인수 계획을 포기하라고 명령한 시한을 2월 2일에서 6월 18일로 연장한다고 일본제철과 US스틸에 통보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3일 전했다.
양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불허 명령은 부당한 정치 개입에 해당한다며 미국 연방 항소법원에 바이든 대통령 등을 제소하면서 CFIUS에 기한 연장을 요청해 인정받았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성명에서 "CFIUS가 인수를 포기하는 요건을 6월 18일까지 연장하는 것을 인정해 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미국 철강업계와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최선의 미래를 확보하는 인수 완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CFIUS가 시한 연장을 결정한 배경에는 양사의 제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일본제철은 3월까지 US스틸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6월 18일은 합병 계약 기한이다.
닛케이는 "향후 소송 일정은 미확정"이라며 "미국 법원이 일본제철의 소송을 각하할 가능성도 남아 있으며 심리가 진행돼도 수년이 걸릴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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