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최악 산불로 소방용수 고갈…'최후 수단' 바닷물 살포

입력 2025-01-13 10:20   수정 2025-01-13 12:09

LA 최악 산불로 소방용수 고갈…'최후 수단' 바닷물 살포
환경오염·장비부식 우려…특수 소방용 항공기 '슈퍼 스쿠퍼' 동원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근교를 태우고 있는 산불로 소방용수가 바닥나면서 소방당국이 마지막 수단으로 바닷물까지 퍼나르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바닷물은 토양을 오염시키고 소방장비를 부식시키기 때문에 보통은 소방용수로사용되지 않는다.
바닷가까지 거리가 상당하므로 소방호스로 바닷물을 끌어오기도 어렵다.
하지만 LA 카운티 소방당국은 소방용 항공기 봄바디어 CL-415 '슈퍼 스쿠퍼' 2대로 태평양 바닷물을 퍼와 가장 피해가 심각한 퍼시픽팰리세이즈 지역의 화재 진화에 사용하고 있다.
소방용수가 부족해 민물과 바닷물을 가려서 사용할만한 여건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슈퍼 스쿠퍼 2대 중 1대는 9일 불법 비행중이던 드론과 충돌해 수리중이며, 나머지 1대는 바닷물을 퍼나르는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슈퍼 스쿠퍼 소방용 항공기는 부식성 물질을 견딜 수 있으며, 바다나 호수 등에서 한 번에 6천 리터(L)의 물을 퍼날라 공중에서 살포할 수 있다.


다만 바람이 심하게 불고 불길도 거센 탓에 목표 지점을 정확하게 겨냥해 물을 퍼붓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게 소방 당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소방용 항공기로 물을 퍼부을 때는 빈 들판 등을 살수 목표 지점으로 삼아야만 하며, 자동차나 건물은 물의 무게로 파괴될 우려가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바닷물을 소방용수로 사용할 경우 진화 효과 자체는 민물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염분이 토양에 남아 농사가 불가능해지는 등 환경 오염을 일으키며, 대부분의 소방 호스와 물탱크 등 소방 장비는 민물이 아닌 바닷물을 사용할 경우 부식돼 고장나거나 망가지게 된다.
LA 카운티 소방당국은 지난 10일 기준으로 슈퍼 스쿠퍼 외에도 16대의 다른 항공기를 퍼시픽팰리세이즈 지역 화재 진압에 투입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 중 10대는 미국 육군 '블랙호크' 헬리콥터로, 소방용수 전용 소화전에서 호스를 연결해 한 번에 최대 3천800 L의 물을 채운 뒤 살포할 수 있다.
퍼시픽팰리세이즈가 아닌 지역의 산불에도 소방용 항공기가 투입되긴 했으나 바닷물을 퍼나를 수 있는 슈퍼 스쿠퍼는 이 지역에만 투입됐다.
LA 카운티 소방당국 공보담당자 크리스 토머스는 퍼시픽팰리세이즈에서 어느 정도 불길이 잡힌 후에 그 다음으로 화재가 심각한 곳에 슈퍼 스쿠퍼를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WSJ에 설명했다.
limhwas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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