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하마스, 독자세력화…과격파 신와르 동생이 진두지휘

입력 2025-01-13 15:17  

가자지구 하마스, 독자세력화…과격파 신와르 동생이 진두지휘
카타르 소재 집단지도체제 지시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이스라엘 공격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지도자가 제거된 후 혼란에 빠졌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빠르게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지난해 이스라엘에 제거된 야히야 신와르의 친동생 무함마드가 가자지구 하마스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식적으로 하마스의 수장인 정치지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공석인 상태다.
이스라엘이 신와르뿐 아니라 후계자가 될 하마스 고위 간부들까지 대거 제거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일단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집단지도체제에 지휘권을 맡긴다는 결정 때문이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하마스 조직은 국경 넘어 카타르의 집단지도체제의 명령보다는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선택했다.
결국 형인 신와르 못지않게 과격파로 분류되는 무함마드가 가자지구 하마스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어린 시절부터 하마스에서 활동했던 무함마드는 50세 정도로 알려졌지만, 이스라엘도 정확한 정보를 지니고 있지 않다.
공개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배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그림자'라는 별명이 붙어있을 정도다.
여섯 차례에 걸친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무함마드는 '살아있는 시체'라는 별명도 지니고 있다.
지난 2003년 10월7일 이전만 해도 가자지구의 하마스 전사는 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지만, 이후 이스라엘군은 절반이 넘는 1만7천명을 사살하고 수천 명을 체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자지구 하마스의 수장 역할을 맡게 된 무함마드는 적극적으로 신입 조직원 포섭에 나섰다.
조직원이 될 경우 가족에게 식량이나 의약품 등을 제공한다는 약속으로 수백명에서 수천 명으로 추정되는 병력을 보충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군을 향한 하마스 기습공격의 수가 급증했다. 지난주 북부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이스라엘 병사의 수만 10명에 달할 정도다.
무함마드는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가 제시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휴전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요엘 구잔스키 선임연구원은 "하마스는 큰 타격을 받았지만,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새로운 조직원을 가입시키고, 재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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