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작년 4분기 토스증권에 해외주식 체결액 1위 밀린 듯
내부 위기감 고조…메리츠證 미국주식 수수료 무료 내세워 공략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리테일 1위' 명성을 지켜온 키움증권[039490]이 최근 미국 주식 거래대금에서 후발주자 토스증권에 밀리면서 위기감이 커지자 신규 멤버십 서비스로 반격에 나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달 9일부터 매월 해외주식 체결금액 기준을 충족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소 1만원∼최대 50만원의 현금을 리워드(보상)로 지급하는 '히어로멤버십'을 새롭게 출시했다.
기존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거래 실적에 따라 명절선물과 경품을 보내는 등 일부 고객들에게만 제한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었지만, '히어로멤버십'은 고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금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최소 기준은 월 거래대금 5억원 이상으로, VIP 기준보다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존보다 낮은 실적으로도 히어로멤버십에 선정돼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혜택의 질과 양 모두 기존보다 대폭 확대됐다"며 "올해 내 현금 리워드 외 다양한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별다른 조건 없이 오로지 해외주식 약정(체결)금액만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개시한 건 흔치 않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이 365일 연중무휴 해외주식 투자지원금 지급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나 일정 기간 내 일회적인 행사에 그친다는 점에서도 키움증권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오랜 기간 국내·해외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온 증권사다. 그러나 최근에는 편리한 사용자환경(UI)을 내세워 '새내기 투자자'를 주식 투자에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급격히 세를 불리고 있는 토스증권으로부터 그 아성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 달간 키움증권의 해외주식 체결금액은 21조4천억원으로, 약 22조원을 달성한 토스증권에 처음으로 역전당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키움증권 해외주식 체결액이 28조6천억원, 토스증권 30조5천400억원으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증권사 중 해외주식 거래대금 30조원을 넘어선 것도 토스증권이 처음이었다.
증권사별 12월 해외주식 거래대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근 미국 주식 결제대금 급증은 신규 투자자 유입 영향이 컸던 만큼 토스증권이 1위 자리를 수성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토스증권의 매서운 추격에 키움증권은 내부에서 위기감이 역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테일 1위를 유지하기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TF)도 수개월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국내 주식시장을 떠나 해외, 특히 미국 주식으로 향하는 '투자 이민'이 본격화하면서 증권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서학개미'들을 유인하고 있다.
리테일이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던 메리츠증권은 업계 최초로 2026년까지 미국 주식 거래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며 업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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