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독일 극우 전당대회 엑스 생중계…720만 시청

입력 2025-01-13 20:56  

머스크, 독일 극우 전당대회 엑스 생중계…720만 시청
AfD "머스크 덕분에 지지율 2∼3% 오를 것"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 정치개입 논란을 일으킨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극우 독일대안당(AfD) 전당대회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생중계했다고 독일 ZDF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가 자신의 엑스 계정에 공유한 전당대회 실시간 스트리밍을 12일 오전까지 전 세계에서 720만명이 봤고 AfD 공식 계정 시청자는 5만3천명에 불과했다고 ZDF는 전했다.
머스크는 내달 23일 독일 총선을 앞두고 지난달 독일 주간지에 AfD를 지지하는 내용의 기고를 보내는가 하면 이달 9일에는 엑스에서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와 대담하며 AfD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바이델 대표는 11일 독일 작센주 리자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 전당대회를 생중계하는 일론 머스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AfD는 미국 차기 행정부가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검열에 반대하는 강력한 파트너"라며 독일과 미국 정부의 관계 강화를 당의 목표로 삼는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전당대회 다음날 발표한 선거공약은 예전보다 한층 우경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fD는 난민 '재이주'를 당의 목표로 삼고 국경에 난민 구금시설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럽연합(EU)의 중앙집권화에 반대하고 필요하면 유로화 대신 자체 화폐를 다시 도입하겠다고 했다.
또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로 구성되는 가족'을 사회의 핵심 단위로 정의하면서 '워크(woke) 사회'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워크는 미국에서 정치적 올바름과 성인지 감수성을 중시하는 태도를 뜻하는 말이지만 우파 진영은 비꼬는 의미로 사용한다.
한 AfD 대의원은 전당대회에서 "머스크의 지지로 득표율이 2∼3%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6∼10일 여론조사에서 AfD 지지율은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인 22%로 뛰었다. AfD는 2013년 창당 이래 처음으로 바이델 대표를 자체 총리 후보로 선출하고 총선 이후 구성될 새 정부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른 정당들은 AfD의 우익 극단주의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며 이른바 '방화벽'을 치고 AfD와 연립정부 구성을 거부해 왔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AfD와 협력한다면 당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FPO)이 연정 협상에 참여하고 AfD 지지율이 오르면서 독일 정치권의 방화벽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간 빌트는 "AfD와 싸우기 위해 모든 정당이 내건 목표는 정치적으로 실패했고 방화벽이 오히려 AfD를 키웠다"고 논평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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