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이란, 17일 정상회담…트럼프 취임 직전 새 조약 체결

입력 2025-01-13 23:03  

러·이란, 17일 정상회담…트럼프 취임 직전 새 조약 체결
47개 조항으로 구성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조약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오는 17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다고 크렘린궁이 13일 밝혔다.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과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회담을 마치고 러시아와 이란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에 서명하고 언론에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무역·투자·교통·물류 등 분야의 양국 간 협력 확대 방안과 지역·국제 현안을 논의한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 조약이 양국 관계 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양국과 미국 등 서방의 관계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외교 소식통은 코메르산트에 "이번 조약의 우선순위 중 하나는 안보·국방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카젬 잘랄리 주러시아 이란 대사는 텔레그램에 러시아와 이란이 체결할 조약이 47개의 조항을 포함한다면서 "이번 조약 체결과 이행으로 양국 간 협력이 모든 분야에서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1년 상호 관계와 협력 원칙에 관한 조약을 맺은 러시아와 이란은 2020년 이 조약을 5년간 자동 연장했지만 해묵은 협정을 대체할 새로운 조약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해왔다.
코메르산트는 서방과 갈등을 겪는 러시아와 이란의 지도자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정상회담에서 조약에 서명하기로 한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와 이란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신호를 보내려는 것이라며 "이란과 전쟁이나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밀착을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한 지 약 석달 만에 다시 러시아를 방문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이란에 고강도 제재를 도입했고 2기 집권 이후에도 이란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개시 이후 서방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게 되면서 역시 서방의 제재를 받는 이란과 가깝게 지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과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해 군사 분야를 포함한 전방위 밀착을 강화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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