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1.020달러선 깨져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경로와 무관하게 ECB 정책금리를 인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ECB는 연준의 13번째 은행이 아니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물가 안정이라는 임무에 기반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렌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궤도에 오르고 성장 전망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계속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늦어도 한여름에는 제약적 (통화정책) 영역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보리스 부이치치 크로아티아 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이코노스트림미디어 인터뷰에서 "ECB는 연준이나 다른 어떤 중앙은행에도 의존하지 않는다"며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단기적 기대가 정당해 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두 인사는 모두 ECB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된다. 이날 발언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론과 이에 따른 연준과 ECB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 유로화 가치 하락에도 점진적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현재 연 3.00%인 ECB 예금금리가 올해 6월 2.00% 안팎까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이 축소되고 유럽에서도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자 시장에 반영된 올해 7월 예금금리 전망치가 2.20%까지 뛰었다.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서 유로화 가치는 이날 한때 1유로당 1.0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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