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워치] '킹달러'에 금리상승…독주하는 美경제

입력 2025-01-15 09:21  

[이코노워치] '킹달러'에 금리상승…독주하는 美경제
인플레 재발 우려에 美연준 금리인하 전망 '주춤'
트럼프 취임후 '근린궁핍' 우려 커져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미국 경기와 금융시장의 동향이 기존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뒤바뀌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물가는 안정되고 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미국 경제만 독주하며 호황을 누리고 동맹국과 주변국 경제는 어려워지는 '근린궁핍' 현상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13일(현지시간) 한때 110.176까지 올랐다. 달러인덱스가 110을 넘은 것은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여타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치솟으면서 1달러가 1유로와 같아지는 '패리티'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국 시장금리도 상승세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4.8%까지 오르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미국 내 노동시장이 '완전고용' 수준의 예상 밖 호조를 보인 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감세·관세정책으로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5일 발표될 미국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월보다 반등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에선 다시 인플레에 대한 걱정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은 점차 후퇴하고 있다. 올해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씩 2차례 내릴 것이란 전망이 주류였는데 최근엔 금리인하 횟수와 폭을 줄이는 전망이 늘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에선 오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에도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물가 상승세가 꺾였으니 연준도 긴축에서 완화로 정책 기조를 바꾸고 고금리도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가 대세였는데 불과 몇개월 새 시장의 전망과 흐름이 반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지연되거나 멈추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도 어려워진다. 국내에선 부진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금리 인하가 시급한데 연준과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자금 유출 등의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이런 우려를 더욱 부채질하는 효과가 있다. 내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동맹국 압박과 방위비 부담 요구, 고율 관세 부과 등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주변 동맹국을 압박하는 현상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이른바 '근린궁핍화정책'(Beggar-thy-neighbor policy)이다. 금융시장에선 이미 이런 전망이 선반영돼 미국 경제의 독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내 경기를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올해 한국경제는 이 고난도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hoon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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