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고꾸라진 일자리…2주前 정부전망도 밑돈 고용절벽

입력 2025-01-15 10:49  

비상계엄에 고꾸라진 일자리…2주前 정부전망도 밑돈 고용절벽
12월 취업자 '마이너스' 내수부문 줄줄이 부진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작년 내내 이어진 내수 부진이 연쇄적으로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고용 상황이 연말로 갈수록 악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가 있었던 12월에 취업자 수가 약 4년 만에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연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불과 2주 전 정부 경제정책방향 예상치(17만명)에도 밑돌았다.
15일 통계청 '2024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5만9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이달 2일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전망치 17만명에 비해 1만명 남짓 적은 수준이다.
고용상황은 연말로 갈수록 나빠졌다.
연초(1∼2월)만 해도 취업자 수 증가폭은 30만명대에달했는데 5월엔 8만명으로 꺾였다. 6월(9만6천명)까지 10만명을 밑돈 뒤 7∼9월엔 10만명대로 올라서며 다소 회복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10월 8만3천명으로 다시 줄었고, 11월(12만3천명)에 조금 늘었다가 12월(-5만2천명)에는 아예 감소로 전환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건 3년 10개월 만이다.
통상 고용지표는 경기 후행지표로 꼽힌다. 작년 계속된 내수 부진이 연말로 갈수록 고용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12월 취업자 수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특히 내수와 관련한 산업에서 두드러지게 부진했다.
건설업은 15만7천명 감소해 2013년 10차 산업 분류 개편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8개월째 줄며 감소 폭이 확대됐다.
도소매업은 9만6천명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은 1만2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누적된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자 지갑이 닫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이후 건설 업황이 침체한 것이 일자리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계엄 충격으로 악화한 경제 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 조사는 12·3 비상계엄 이후인 15∼21일에 이뤄졌다,

통계청은 통상 11월∼12월 초 직접일자리 사업 계약 기간이 끝나 이들 취업자가 실업자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고용시장을 이끌었던 보건·사회복지업 취업자 수도 3천명 감소하면서 2021년 1월(-7만4천명) 이후 47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연령대별로는 그간 20만명대 증가해온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이 16만2천명으로 축소됐다. 20대에서는 19만4천명, 40대에서 9만7천명 각각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낸 자료에서 "작년 12월 고용지표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연말 직접일자리사업 종료 등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업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12월 실업자는 17만1천명 급증해 2021년 2월(20만1천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앞으로 고용시장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정부는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수가 연간 12만명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치 대로라면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던 2020년(-21만8천명) 이후로 최소폭 증가한다.
경제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탄핵정국이 길어진다면 이보다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 조성중 인력정책과장은 올해 전망치와 관련, "생산가능연령 (인구) 감소 폭이 확대되고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워낙 커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데 언제쯤 전환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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