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로사톰 지원받아 추진…동남아 원전 경쟁 가열 전망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베트남이 러시아와 원자력 기술 협력을 강화하면서 연구용 원자로를 갖춘 핵 기술 연구센터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뚜오이쩨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 정부는 지난 13일 과학기술부의 핵 과학기술 연구센터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이 센터는 동나이성 롱카인시에 96만6천700㎡ 규모로 지어지며 10MW(메가와트)급 연구용 원자로와 실험실, 관련 지원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센터는 향후 원전 건설·운영에 필요한 첨단 핵 기술을 갖춘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게 된다. 약 800∼1천명의 전문 인력이 이곳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6월 베트남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과 협력을 통해 센터를 짓고 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베트남에 원전 수출을 추진해왔다.
전날에는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베트남을 찾아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회담을 했으며, 이 자리에서 로사톰과 국유기업 베트남전력공사(EVN)는 원자력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알렉세이 리카체프 로사톰 최고경영자(CEO)도 미슈스틴 총리 도착 하루 전인 지난 13일 베트남을 찾았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리카체프 CEO는 베트남이 원자력 기술 연구센터와 원전을 짓고 러시아 원전 기술을 공유받아 국산화하는 것을 자사가 도울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2010년 베트남은 원전 건설을 위해 러시아·일본을 협력 국가로 선정했으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2016년 원전 도입을 중단했다.
하지만 2023년 여름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난을 겪는 등 전력 수급이 빡빡해지자 지난해 11월 원전 개발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각국은 기후변화 대응 등을 위해 원전 도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가에너지위원회(MTN)가 제안한 원전 개발 계획을 바탕으로 원전을 2035년 이후 전력원 검토 대상에 포함했다.
파딜라 유소프 말레이시아 부총리 겸 에너지 전환·수력변환부 장관은 원전 도입 시기가 경제적·기술적·사회적 측면을 고려해 진행 중인 타당성 조사 결과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2050년까지 원전을 20기 이상 지을 계획이며, 필리핀도 지난해 9월 최소 1천200㎿ 용량의 상업용 원전 가동을 2032년까지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태국은 원전 건설 사업을 과거 중단했으나, 다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도 지난해 7월 미국과 원자력 기술 협정을 체결하고 원전 도입 여부를 논의 중이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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