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이마트 지분 인수에 "비핵심 자산 팔아 회사 빚부터 갚아야"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139480] 지분 10%를 매수한 것에 관해 "책임경영 의지를 입증하려면 먼저 정 회장이 등기이사로 취임해야 한다"고 15일 촉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이날 논평에서 "이 총괄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29%로 증가한다. 신세계[004170] 측은 이를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조처라고 했지만, 회사의 순차입금이 12조1천억여원으로 시총(1조8천억원)의 7배나 되는 비정상적 상황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최근 5년 동안 이마트 주가는 46% 폭락했고 차입에 의존한 수많은 M&A(인수합병) 실패, 쿠팡 등과의 e커머스 경쟁에 대한 전략 부재 등 문제가 쌓였다. 정 회장이 책임경영을 하기 위해선 빚 청산과 거버넌스(의사결정 구조)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정 회장이 등기이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악용해 책임은 지지 않고 보수만 많이 받았다며,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 승인을 받아 등기이사로 취임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주주 손실과 경영실적을 고려해 정 회장과 부모에 대한 보수 지급이 적절한지 재검토하고, 본업과 무관한 관계사와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줄일 것을 촉구했다.
거버넌스포럼은 "회사 이사회의 사외이사 4명도 국세청과 감사원 등 권력기관 출신으로 권위주의 시대에나 어울리는 구성"이라며 "소비자, 소매, IT(정보기술)에 이해력을 갖추고 주주를 위해 일하는 독립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 측은 회사 측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임직원에게 주식 보상을 적용하는 등 주주권익 향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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