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둔 이탈리아와 알바니아의 두 정상이 공식적인 외교 관계 이상의 유대를 또 한 번 과시했다.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한쪽 무릎을 꿇은 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빨간 선물 꾸러미를 내밀었다.
그러면서 "폐하, 생일 축하드립니다"라고 장난스러운 어조로 외쳤다.
이날 48번째 생일을 맞은 멜로니 총리는 웃으며 "정말 독특한 분이시네요"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잠시 후, 라마 총리는 선물 포장을 풀더니 스카프 선물을 꺼내 아랍식으로 멜로니 총리의 머리에 둘렀다. 두 사람 사이에 웃음이 터졌고 멜로니 총리는 이 선물을 곧바로 보좌진에게 맡겼다.
라마 총리는 또 이탈리아 취재진과 만났을 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달라고 미리 부탁했다면서 취재진에게 이를 재촉하자 멜로니 총리는 "제발 저를 곤란하게 만들지 마세요"라며 웃으며 말렸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라마 총리는 앞서 이탈리아 취재진이 멜로니 총리와 마치 부부 같다고 농담 삼아 말하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나의 경쟁자? 머스크? 모디? 그들은 왔다 갔다 하는 존재죠. 나는 항상 남아 있습니다."
두 정상의 이러한 모습은 정상 간의 외교적 관계에서 보기 어려운 장면이라 더 주목받았다.
멜로니 총리는 2023년 알바니아에서 라마 총리와 여름휴가를 함께 보냈을 정도로 돈독한 관계다.
이탈리아는 2023년 11월 알바니아와 이주민 협정을 맺고 이탈리아에 들어온 불법 이주민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두 곳을 알바니아에 건설했다.
이 모델이 이주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으로 주목받으면서 알바니아 정부에는 이주민 이송에 대한 협력 요청이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라마 총리는 이탈리아를 제외한 다른 유럽 국가와는 추가로 협정을 맺을 계획이 없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14∼16일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세계 미래 에너지 정상회의 참석차 만난 두 정상은 이날 아드리아해를 가로질러 두 국가 간에 해저 전력케이블을 구축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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