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제재 완화 검토 필요…과거 정권 반인권 범죄는 철저 조사"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15일(현지시간) 과도정부가 들어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찾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시리아를 직접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시리아 과도정부 실권자인 아메드 알샤라를 만나 사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과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서 고문과 가혹행위가 자행됐던 세드나야 교도소를 찾았다.
튀르크 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시리아의 영토 통합과 주권, 독립을 둘러싼 위협은 여전히 현실적이며 이를 완전히 존중해야 한다"면서 "진행 중인 분쟁과 적대행위는 즉각 끝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폐허로 변한 시리아는 인구 90%가 빈곤에 시달리며 보건 시스템은 붕괴 직전"이라며 "식량·건강·교육·주거 등 보편적 권리를 신속하게 보장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해야 한다. 제재 완화도 그 일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리아는 과거의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강제실종과 고문, 화학무기 사용을 포함한 잔혹 범죄는 철저히 조사돼야 하며 책임이 있는 자들은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이 시리아의 주택·토지 문제 해결을 돕는 데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실향민 생활을 끝내고 고향에 돌아온 주민이 주거권을 지켜주고 부당한 재산 강탈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닦는 데 전문적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알샤라가 이끄는 반군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레반트해방기구)는 장기 집권한 아사드 전 대통령을 작년 12월 축출하고 다마스쿠스를 점령했다.
알샤라는 정상국가 수립을 공언하며 과도정부를 이끌고 있지만 무력 충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여러 반군 조직 중 하나인 쿠르드계열 시리아민주군(SDF)은 지난 몇 주간 시리아 북동부에서 친튀르키예 무장단체와 충돌하면서 전환기 시리아의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러시아로 망명한 아사드 전 대통령은 30년간 집권한 부친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에 이어 시리아를 철권 통치하며 민간인들을 탄압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아사드 정권이 반정부 세력과 13년간 내전을 벌이면서 시리아인 수십만명이 사망했고 1천200만명이 집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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