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이튼산불 진압률 45%…팰리세이즈도 19%로 소폭 늘어
소방국 "건조한 초목에 바람 지속…안심하긴 이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산불이 아흐레째 이어지는 가운데 최고 수준의 강풍 경보가 발령돼 우려를 높였지만, 다행히 바람의 위력이 예상보다 약해 큰 고비를 넘겼다.
이에 따라 진화 작업에도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지만, 화재 지역과 떨어진 LA 북부 지역에는 강풍 경보가 지속되고 있어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당국은 강조했다.
◇ 바람 위협 대부분 진정…진화 작업 진전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과 LA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서부 해변과 동부 내륙에서 각각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의 진압률이 각각 19%, 45%를 기록 중이다.
특히 이튼 산불의 진압률이 하루 전(35%)보다 10%포인트 높아지며 진전을 보였다.
팰리세이즈 산불도 전날(17%)보다는 소폭 나아졌다.
산불 면적도 팰리세이즈(96㎢)와 이튼(57.1㎢) 모두 사흘째 같은 수치를 유지해 확산세가 진정됐다.
미 기상청(NWS)은 지난 13일부터 LA 일대 산지에 최대 시속 113㎞의 강풍 경보를 발령해 당국과 주민들을 긴장시켰으나, 다행히 실제 나타난 바람의 위력은 그만큼 강하지 않았다.
NWS LA 지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5분 기준으로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인 샌타모니카 마운틴에는 시속 24∼47마일(39∼76㎞)의 바람이 불었고, 이튼 산불 지역인 샌게이브리얼 마운틴의 풍속도 29∼49마일(47∼79㎞) 정도로 그리 강하지 않았다.
LA 카운티 소방국장 앤서니 머론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예상했던 시속 70마일(113㎞)의 바람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것은 변할 수 있고, 우리는 여전히 위험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LA시 소방국장 크리스틴 크롤리도 "낮은 습도와 강한 바람의 조합으로 나뭇가지들이 더 건조해져 화재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위험은 아직 지나가지 않았으니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NWS는 이날 오전 3시부터 오후 3시까지 LA 북부 샌타클래리타 인근 산지와, 그에 인접한 벤투라 카운티에 화재 적색경보를 추가로 발령했다.
NWS는 "이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강한 북동풍과 낮은 습도로 중간 수준의 화재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현재 대피령을 받은 주민은 약 8만2천400명이다.
◇ 사망자 집계치 25명 유지…방화·사기 등 범죄 잇달아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날 이튼 산불의 주요 피해 지역인 알타데나에서 필요한 수색의 약 78%를 완료했으며, 현재까지 파악된 이 지역의 건물 피해 규모는 5천516채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 하루 동안 화재 사망자는 추가로 확인되지 않았다.
LA 카운티 검시관실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튼 산불 지역에서 17명,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8명 등 총 25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현재까지 접수된 실종 신고는 30건이다.
이번 산불 사태 이후 방화와 약탈, 사기 등의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LA 카운티 지방검사장 네이선 호크만은 현재 진행 중인 대형 산불과는 관련이 없는 2건의 방화 사건으로 각 용의자를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 2건의 화재는 금방 진화됐다.
앞서 LA 지방검찰청은 이번 산불과 관련이 없는 방화와 피해 지역에서의 약탈 등 혐의로 총 10명을 기소한 바 있다.
호크만 검사장은 이번에 기소된 이들이 6∼22년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것이라며 "이것은 매우 심각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화재 피해 지역에서 자선단체를 사칭해 선의의 기부금을 가로채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기부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평판이 좋은 단체에만 기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사기 사건 발생 시 추적이 어려운 현금이나 비트코인은 기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LA 카운티 공중보건부는 현재 LA 일대의 공기 질 지수(AQI)가 '양호'에서 '보통'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바람에 날리는 재 입자가 너무 커서 일반 기기로 포집하기 어렵고 AQI 지수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공기 중에 재가 날릴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