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에 기름값 고공행진…서울 휘발윳값 1천782원 넘어

입력 2025-01-16 11:01  

국제유가 급등에 기름값 고공행진…서울 휘발윳값 1천782원 넘어
美 대러 제재 등 지정학적 불안 지속…WTI 종가 5개월만에 최고치
국제유가·고환율에 수입물가 상승세…"경제에 부정적 충격 우려"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에도 미국의 대(對)러 제재 후폭풍이 이어지며 국제유가가 다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국제유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며 국내 유가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유가와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04달러로 전장 대비 2.54달러(3.28%) 올랐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은 것은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11달러(2.64%) 오른 배럴당 82.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작년 12월 31일 WTI 71.72달러, 브렌트유 74.39달러로 거래된 뒤 올해 들어서만 각각 11.60%, 10.26% 상승했다.
상승 폭은 이달 10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신규 대러 제재를 발표한 이후 가팔라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제재로 국제유가가 올해 예상 수준(70∼85달러)의 상한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러시아 석유 부문에 대한 제재 효과가 얼마나 갈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 정부의 러시아 에너지기업 제재가 러시아의 원유 공급과 배분을 현저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투자은행인 ING는 러시아와 구매자가 제재를 우회할 방법을 찾으며 실제 감소는 더 적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합의에 따라 중동지역을 둘러싼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유가 하락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유가도 오름세를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16일 L당 1천711.73원을 기록했다.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1천782.71원으로, 1천800원대를 향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작년 5월 2일 1천785.16원으로 연간 최고치를 기록한 뒤 8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천564.08원으로, 작년 12월 19일 1천500원대를 넘어선 뒤 연일 상승세다.
국제유가 변동이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당분간 주유소 기름값이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 구조에서 원유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장기간 유가가 오를 시 실물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달 수입 물가는 국제유가와 환율이 모두 오른 영향으로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입 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 상승은 곧 전기요금, 소비자물가 등으로 이어져 실물 경제가 위축할 수 있다"며 "최근 원화 가치가 하락한 만큼 한국 경제에 더 부정적인 충격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rit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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