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올해 GDP 디플레이터 3년 연속 마이너스 예상"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중국이 1960년대 이후 최장 기간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지속적 저물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이코노미스트 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이 예상한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평균값은 -0.2%로 나왔다고 16일 보도했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을 뜻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경제 전반의 물가를 뜻한다.
중국의 GDP 디플레이터는 2023년 -0.6%, 작년 1~3분기 -0.7%를 각각 기록한 가운데 17일 공개되는 작년 4분기 수치도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디플레이션이 2년 연속 지속된 것이다.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인 1998년(-1.0%)~1999년(-1.4%)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10년간 평균(3.4%)에 비춰보면 최근 2년간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디플레이션이 올해까지 3년 연속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셈이다. 중국의 물가 하락이 3년 연속 지속된 시기는 1962~1964년 기간이 마지막이다.
약 18조달러에 달하는 가계 자산이 증발한 부동산 위기로 인해 소비보다 저축을 선호하면서 디플레이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급증하고 주택 판매와 소매 지출이 개선되면서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목표인 5%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HSBC 홀딩스의 프레데릭 노이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재정 측면에서 부양책이 매우 필요하다"며 "다른 국가들 사례에서 보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려면 큰 정책이 필요하다. 중국도 (큰 정책 추진이) 점차 일어날 것으로 생각되지만 매우 점진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루이스 쿠이즈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특징 중 하나는 많은 기업이 수익성이 낮거나 심지어 손실이 나는 상황에서도 생산량과 생산능력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확장할 의지와 능력을 보인다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빨리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경제활동을 악화하는 요인이다.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해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룰 위험이 있고, 소비 지출이 줄어들면 기업 이익이 감소하고 그 결과 고용과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디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인 중국 국채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인 10년물 중국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저점을 낮추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1.58%까지 떨어졌다. 작년 연초(2.56%) 대비 무려 1%포인트나 급락한 수준이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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