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전망 4.8∼5.6%→4.7∼5.5%로 낮춰…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16일(현지시간)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BI는 전날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 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채권(RRP) 금리를 6.0%에서 5.75%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 앞서 로이터 통신이 이코노미스트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모든 사람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최근 달러 강세로 달러 대비 루피아 가치가 크게 떨어지자 BI가 외화보유고를 동원해 환율 안정화에 나선 만큼 금리를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금융시장의 예상을 깨고 BI가 전격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통화 완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의에서 BI는 가계 소비 둔화와 수출 부진이 우려된다며 올해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8∼5.6%에서 4.7∼5.5%로 하향 조정했다.
페리 와르지요 BI 총재는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후반 경제 성장이 약해지는 조짐이 나타난 것이 금리 인하의 주된 요인이라며 "금리를 낮춰 더 나은 성장 스토리를 만들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BI는 경제 성장을 더 지원하기 위한 공간을 살펴보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나 금융 완화 정책 등을 취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BI의 깜짝 금리인하에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루피아 가치는 1달러당 1만6천335루피아를 기록, 6개월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DBS 은행의 라디카 라오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BI가 통화 정책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며 BI가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 로이드 찬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하 결정은 필연적으로 루피아에 압박을 가할 것이며 루피아 약세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BI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가 위축되자 기준금리를 3.5%까지 낮췄다. 하지만 이후 물가가 크게 오르자 지난해 4월까지 6.25%로 올렸고, 이후 고물가 현상이 완화하자 지난해 9월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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