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브랜드 공식 출범…작년 글로벌 EV 시장서 테슬라 '턱밑'
중국산 부정적 이미지 등 진입장벽…"얼마든지 바뀐다" 위기감도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가 16일 한국 승용차 시장에 상륙했다.
BYD가 2016년 국내 상용차 시장에 먼저 진출한 지 9년 만이자 작년 11월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공식화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BYD가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위기의식도 감지된다.
BYD는 전기차를 비롯해 이차전지, 태양광 패널 등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으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 176만대를 판매해 테슬라(179만대)의 아성을 위협했다.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해 BYD의 전체 판매 대수는 자체 목표인 360만대를 훨씬 웃도는 430만대였다.
BYD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의 챔피언, 세계의 챔피언"이라고 자축하기도 했다.
BYD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 경쟁력도 고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 개발, 생산, 판매, 해외 운송에 이르는 자체적인 수직적 통합 모델도 제품 성능을 혁신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016년 BYD는 전기 지게차·버스·트럭 등 국내 상용차 시장에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다.
꾸준히 성장한 BYD는 작년 상용차 시장에서 전년 대비 59.2% 증가한 1천38대를 판매하며 수입 상용차 브랜드 2위에 올랐다.
그러던 중 BYD코리아는 작년 11월 국내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공식화했다.
이후 삼천리EV를 비롯한 6개 사와 딜러 계약을 맺었고 우리금융캐피탈과 금융 업무를 제휴하는 등 승용차 시장 진출을 착착 준비해왔다.
BYD가 한국 시장에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지는 전망이 분분하다.
우선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산 브랜드의 점유율(83.8%)이 높은 한국 시장 특성상 BYD가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우도 지난해 12만2천775대가 신규 등록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54.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테슬라가 24.2%였다.
한국과 시장 환경이 유사한 일본에서 BYD가 부진한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BYD는 일본에서 자체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펼쳤으나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3천669대에 그쳤다.
다만 해외 영향력을 꾸준히 키워온 BYD의 존재감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도 업계에서 감지된다.
게다가 내수 침체 장기화로 인해 소비자 구매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가성비 브랜드의 파급력은 배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BYD는 동남아 전기차 시장을 잠식하며 2023년 태국(35.4%), 말레이시아(40.4%), 싱가포르(24.5%)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양진수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전날 "BYD가 가진 경쟁력을 고려하면 분명히 위기감은 가질 필요가 있다"며 "중국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은 부분은 BYD가 소비자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성능·사양이 똑같은 중국 전기차가 국산 가격의 70∼80%일 때 구입 의향은 29%로 올랐고, 50∼60%일 땐 응답률이 61%가 구입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BYD의 한국 시장 첫 모델인 아토3는 일반 트림이 3천100만원대, 상위 트림이 3천300만원대로 책정됐다.
일각에서는 BYD가 렌터카, 법인차 등 틈새시장을 먼저 공략한 뒤 개인 소비자들을 노리는 방식의 연착륙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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