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경제학자, VOA 인터뷰…"'북쪽 회랑' 대신 '중간 회랑' 개발 필요"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유럽행 수출품 수송로로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를 비켜 가는 경로를 개발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경제학자인 사파르보이 주바예프는 최근 VOA와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주바예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는 중앙아시아 물자의 유럽 수송에 '북쪽 회랑'(northern corridor)이 이용됐지만 전쟁 이후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를 통과해야 하는 북쪽 회랑은 쓸모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쪽 회랑은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도 부분적으로 지나 유럽 시장에 이른다.
그는 대신 카자흐스탄과 카스피해, 아제르바이잔, 캅카스, 튀르키예를 지나 유럽 시장에 이르는 '중간 회랑'(Central Corridor)을 개발할 필요성이 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주바예프는 "중앙아시아는 육지로 둘러싸여 지금까지 옛 소련 시절에 주로 개발된 무역경로가 이용됐다"면서 "중앙아시아 물자의 유럽 수출은 북쪽 러시아를 거쳐야만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오늘날엔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서방) 제재를 받고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어서 지정학적 상황도 크게 바뀌어 중간 회랑이 되살아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어 1990년대 서방 측의 지지를 받은 중간 회랑은 그동안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존재 때문에 개발되지 않았다면서 중간 회랑이 현재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인프라 구축사업 틀 안에서 개발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의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바예프는 "아제르바이잔도 정치적, 경제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화물 수송 뿐만 아니라 역내 에너지의 유럽 수출 측면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이 지난 30년 동안 바다로 향하는 다양한 대안 수송로를 계획해왔지만 지금까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다만 최근 착공된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철로가 건설되면 우즈베크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철로가 건설되면 중간 회랑에서 우즈베크와 키르기스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투르크메니스탄과 타지키스탄도 중간 회랑 개발에 관여하게 되면 결국 전체 중앙아시아 지역 경제에 중대한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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