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발생 후 업계 첫 회의…단기채 판매 현황·예상 시나리오 논의
홈플러스 투자자 12일 집회 예정…"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 피해 없게 해야"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홈플러스 관련 단기채권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피해 우려가 나오자 신영증권[001720] 주도로 금융투자업계가 첫 공동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 등 홈플러스 단기채권 판매와 관련된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20여개사는 이날 오전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관련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공동 회의를 열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의 발행 주관사 중 한 곳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일 홈플러스가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모인 자리다.
회의에서는 홈플러스 관련 단기채권 상품 판매 현황, 기업회생절차 관련 예상 시나리오 등에 대해 논의가 폭넓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시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지금까지의 경과를 보고하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한 자리였다"며 "구체적인 대응책이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ABSTB의 채무 성격이다.
홈플러스가 금융채무 상환은 유예하되 상거래채무는 정상적으로 변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어서, ABSTB가 금융채권으로 분류되면 이에 투자한 개인·법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를 판매한 증권사들은 홈플러스 신용에 대한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했다는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BSTB가 물품 구매 대금을 기초로 한 채권이니만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홈플러스 측과 긴밀하게 협의해 투자자 피해가 없도록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신청을 준비하면서 단기채권을 발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신영증권을 포함한 일부 증권사가 소송
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날 회의에서는 소송 관련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 부채와 리스 부채 등을 제외한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증권 약 4천억원, 홈플러스가 발행한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약 2천억원 등으로 모두 약 6천억원 규모다.
한편 홈플러스 ABSTB 투자자들은 '유동화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오는 12일 오전 11시 금융감독원 앞에서 진행한다.
이들은 지난 5일에 이어 이날 만기가 도래한 ABSTB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밝힌 피해 규모는 지난 5일 만기 물량 118억4천만원, 이날 만기 물량 324억8천만원이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홈플러스) 부실의 징후는 이미 드러나 있었고, 카드사와 홈플러스는 (이를) 알면서도 물품 구매를 위해 직접 전단채와 CP를 발행해 기업회생 개시 전 치밀하게 자금 모집계획을 사전에 모의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은 홈플러스의 물품 대금 지급일과 일치시켜 돈을 빌려줬고, 홈플러스가 상거래 발생 후 최종 물품 대금을 카드사에 지불하면 카드사를 통해 최종 반환받을 수 있다는 것을 믿고 홈플러스에 빌려준 것과 같다"며 "우리가 투자한 ABSTB는 홈플러스와 카드사의 신용을 믿고 거래한 상거래채권과 동일하고, 따라서 이는 상거래채권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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