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수장 자오러지 폐막식 불참…"흔들림 없이 강국 건설·민족 부흥"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이봉석 기자 =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가 11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폐막식을 끝으로 총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중국 전인대는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와 약 3천명의 전인대 위원이 모인 가운데 폐막식을 열고,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한 정부업무보고를 통과시켰다.
올해 예산안과 전인대대표법 개정안 등도 이날 의결됐다. 관심을 모았던 민영경제촉진법 개정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폐막식에는 전인대의 수장인 자오러지 상무위원장(공식 서열 3위·68)이 '호흡기 감염'으로 불참했다. 최고 지도부가 앉는 연단에서 시 주석 바로 앞 자오러지 위원장의 자리에는 리훙중 부위원장이 앉았고, 위원장이 낭독하는 폐막사도 리 부위원장이 읽었다.
리 부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강국 건설과 민족 부흥이라는 광대한 청사진에 닻을 내리고 흔들림 없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야 한다"며 "마음을 모아 자기 일을 잘 해내고, 이미 정해진 행동 강령과 전략 결정, 업무 배치를 한 걸음 한 걸음 현실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중국 2인자' 국무원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은 올해 양회에서도 열리지 않았다. 총리 기자회견은 작년 31년 만에 폐지돼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이 한층 강화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재작년 전인대에서 폐막 연설을 한 시진핑 주석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설하지 않았다.
이번 양회는 내수·부동산 침체에 지방정부 부채 누적, 수년째 고공행진 중인 청년 실업률, 저출산·고령화 등 국내 경제·사회 문제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무역·외교 리스크까지 심화한 상황에서 열려 중국 당국이 내놓을 입장에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중국이 이런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은 '내수'와 '과학·기술'로 요약됐다.
작년 연간 10대 과제에서 세 번째로 제시됐던 내수 문제는 올해 맨 앞으로 올라왔다. 당국은 올해 재정적자율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4%로 상향했고, 5조6천600억위안(약 1천122조원)의 재정 적자를 감수한 채 경제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관심을 모은 과학기술 정책으로는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AI 로봇)과 6G, 휴머노이드 로봇, AI 스마트폰·PC, 인재 투자 등 전략 산업 영역 지원 강화와 과학기술 예산 10% 증액 등이 제시됐다.
양회를 계기로 내·외신 앞에 선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 수장은 무역 전쟁을 개시한 트럼프 행정부에 강하게 맞서겠다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열어두는 태도를 보였다.
xing@yna.co.kr,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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