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은 40대 외국인 상품기획 책임자…"안정·성장 회복"
日언론 "새 경영진 구심력 미지수…혼다와 합병 재협의 타진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실적 부진에 빠진 일본 닛산자동차가 11일 이사회를 열어 우치다 마코토 사장을 이달 31일부로 퇴임시키는 안을 의결했다고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이 보도했다.
차기 사장은 닛산의 신차 전략을 총괄하는 이반 에스피노사 최고기획책임자로 결정됐다. 40대인 그는 멕시코 출신으로 2003년 멕시코 닛산자동차에 입사해 2018년부터 글로벌 상품 기획을 맡았다.
우치다 사장은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의 체포 등으로 혼란스럽던 2019년 12월 취임해 최대 주주인 르노와 자본관계 재검토, 독립 경영 등을 추진했고 일시적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하지만 닛산은 미국과 중국 등에서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아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약 800억엔(약 7천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닛산 이사회는 우치다 사장의 경영책임이 커서 사장을 교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닛산과 혼다는 작년 12월부터 양사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방향으로 경영을 통합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닛산의 구조조정 계획과 통합 체제를 둘러싼 이견 등으로 지난달 합병이 무산됐다.
우치다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퇴임 이유에 대해 "종업원 일부의 신임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하루라도 빨리 다시 시작하는 것이 회사에 가장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에스피노사 신임사장은 "닛산은 잠재력이 있다"며 "안정과 성장을 되찾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 대책 관련 질문에는 "시기상조"라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닛산은 제조와 기술 전략 책임을 각각 맡는 부사장도 교체하기로 했다.
다만 사외이사 8명은 유임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바꾸지 않아 새로운 경영 체제가 구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교도통신이 짚었다.
닛산은 해외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20% 감축하고 인원을 9천 명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닛케이는 "(닛산이) 경영 체제를 쇄신해 재정비를 도모한다"며 "닛산의 일부 이사와 주거래 은행은 혼다와 통합을 바라고 있어서 새로운 수장이 혼다에 (합병) 재협의를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세계 자동차 산업은 미국과 중국 신흥기업의 대두로 세력 구도가 변해가고 있다"며 "닛산은 단독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를 잃어 새로운 (관계) 재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새로운 경영진이 닛산 경영에 참여하려는 것으로 알려진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 등과 어떤 제휴 전략을 모색할지 주목된다고 해설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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