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보도 "통제권 갖지 못해…의결권, 이사회 의석 등 없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구글이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 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는 오픈AI의 챗GPT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AI로, 구글과 아마존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당시 일찍부터 앤스로픽에 투자해 왔는데 그동안 지분은 알려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스타트업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토대로 구글이 앤스로픽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서에 따르면 구글은 10%가 넘는 지분 보유에도 앤스로픽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 지분은 최대 15%까지만 소유할 수 있고, 의결권이나 이사회 의석, 이사회 참관인 권한도 보유하지 못한다.
구글이 오는 9월 전환사채 형태로 앤스로픽에 7억5천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면 총투자 금액은 30억 달러를 넘어가지만, 지분은 15%를 넘지 못한다.
구글의 앤스로픽에 대한 투자는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자체 기술을 개발하면서 AI 스타트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대형 기술 기업의 전략이다.
앤스로픽에 대한 이 같은 내용의 구글 지분은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의 구글 반독점 소송 과정에서 나왔다.
미 법원은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반독점 소송에서 지난해 8월 구글이 불법적으로 검색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독점 해소 방안으로 구글의 웹브라우저인 크롬 강제 매각 등 기업 분할을 제안했다.
또 구글 검색과 경쟁할 수 있는 모든 AI 투자 지분 매각도 주장했다. 여기에는 앤스로픽에 대한 투자도 포함됐다.
이에 앤스로픽은 최근 법원에 낸 이 같은 내용의 문서를 제출하고 "구글의 지분 매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지분 강제 매각은) 스타트업의 시장 가치와 자본 조달 능력을 떨어뜨려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법무부는 최근 당초 입장을 철회하고 대신 구글이 새로운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전 당국에 통보하도록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앤스로픽에 구글보다 많은 80억 달러를 투자해 오고 있다. 그러나 지분을 얼마나 보유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앤스로픽은 최근 35억 달러(5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며, 기업 가치는 615억 달러(88조원)로 평가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구글과 아마존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투자받으면서도 이들 대기업의 AI 칩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조달한 자금의 일부가 투자자에게 다시 투입되는 셈이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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