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정부가 물가 억제를 위해 큰 폭의 의류·신발 관세 인하를 발표하자 현지 경제인 단체가 강하게 반발했다고 아르헨티나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2월 월간 물가상승률은 2.4%, 전년 동기 대비 물가상승률 6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정권 출범 이후 200%를 상회하던 아르헨티나의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월간 물가상승률이 우리나라 연간 물가상승률에 해당할 정도로 높고, 아직 밀레이 정부가 원하는 월 2% 미만에 도달하지 않아 아르헨티나 정부는 수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정부의 대외 개방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설명하면서 14일 원단, 의류 및 신발 수입 관세 인하를 발표했다.
그는 "수일 내 관보에 게재될 대통령령에 의해 의류와 신발의 관세는 35%에서 20%로, 원단은 26%에서 18%로 조정될 것"이라면서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의류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티셔츠 가격이 스페인보다 310% 그리고 브라질보다 95% 더 비싸다"면서 "우리는 경쟁을 촉진하고 물가상승률을 계속 낮추기 위해 세금과 관세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암비토가 보도했다.
이에 아르헨티나 경제인 단체인 UIA(아르헨티나 산업연맹)는 성명을 통해 "교역 통합 의제에 국내 경쟁력 의제가 동반되지 않는다는 것은 우려스럽다"면서 큰 폭의 수입 의류 및 신발 관세 인하를 "산업 말살"이라고 비판하면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 단체는 "특정 국가에서 수입되는 완제품에 대한 경쟁은 불평등하고 불공평해지고 있다"면서 카푸토 경제장관의 조치는 "수천개의 일자리 파괴에 수백개의 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 말살"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르헨티나에 존재하는 높은 세금, 높은 이자율로 인한 대출의 어려움, 고물가 등 아르헨티나 특유의 원가 상승 요인을 없애지 않고서는 공정한 경쟁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UIA는 2월 의류 생산이 1% 증가한 가운데, 가격은 0.4%밖에 오르지 않으며 다른 업계보다 낮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상황에서 물가 억제를 위한 의류 관세 인하는 명분이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UIA는 섬유 및 의류업의 경우, 관세 인하보다 불법 거래, 밀수, 상표 위조 등에 대한 해결책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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